“승무원도 안 마신다” 비행기 커피 맛이 유독 맛 없게 느껴지는 이유
① 커피 추출 시 사용되는 물
해외여행의 설렘은 공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여행을 시작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기쁨도 잠시,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된다면 비행기에서 무척 지치게 되는 게 사실인데요. 오랜 시간 동안 기내에 있다 보면 몸도 찌뿌둥하고 좌석도 불편해 뒤척이게 됩니다.
기내에서도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많은 승객들이 커피를 찾는데요. 항공사에서는 식사 후 따뜻한 커피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커피는 언제 먹어도 향이 좋고 맛있지만, 비행기에서는 유독 맛이 없게 느껴지곤 하는데요.
똑같은 커피라도 왜 비행기에서는 커피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지 한 번쯤 궁금하셨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비행기에서 제공되는 커피의 맛이 왜 다른 것인지 소개해 드리도록 할게요.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원두도 중요하지만, 물맛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비행기에서 커피를 추출할 때 사용되는 물은 기내 식수 탱크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일부 항공사에서 외부에서 들여온 생수를 승객에게 직접 제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많은 항공사에서는 기내 탱크에 보관 중인 식수를 사용하는 것이죠.
미국의 한 항공사 승무원은 비행기 물탱크가 제대로 소독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그 물맛이 어떨지 모른다는 것인데요. 이 승무원은 기내 객실 승무원들은 비행기에서 커피나 물을 마시지 않을 정도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밖에도 미국의 승무원 협회에서는 물탱크의 환경에 대해 폭로했는데요.
지난 2013년 미 환경보호청(EPA) 자료에 따르면 EPA가 미 항공기 300여 대에서 무작위로 수집한 식수 조사 결과 이 가운데 12%는 총대장균군에 오염돼 있었습니다.
비행기의 순항 고도는 대략 3만5000피트 상공입니다. 지상 10km 정도 되는 하늘 위에 있는 것인데요. 고도가 높은 곳에서 물을 끓이게 되면 훨씬 낮은 온도에서 물이 끓게 됩니다.
평소보다 물의 온도가 뜨겁지 않기 때문에 좋은 원두를 사용해도 커피콩의 일부만 추출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승객이 맛볼 시점에는 이미 향긋한 커피의 맛이 사라지고 씁쓸한 맛만 남는 것이죠.
② 환경에 따른 미각의 변화
우리의 미각은 기내에서 소음과 후각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커피가 유독 맛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커피 자체가 맛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환경에 따라 몸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기내는 고도가 높아 기압이 낮고 건조하고 진동과 여러 소음이 가득합니다. 이때 우리의 미각뿐만 아니라 후각, 소화 기관도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데요.
독일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 협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정 고도의 대기 압력을 주면 미각의 일부가 마비됩니다.
이때 사람들은 원래 느끼던 짠맛과 단맛을 느끼는 강도가 30% 정도 낮아지게 되는데요.
비행기 내의 압력과 건조한 공기, 고도의 영향 등으로 인해 미각이 약화하면서 커피 역시 맛없게 느껴지는 것이죠.
커피에 설탕을 잔뜩 넣어도 크게 달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기내에서는 특히 짠맛과 단맛을 느끼는 강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기내식은 간을 더 세게 하는데요.
지상에서 먹는 음식보다 훨씬 짜고 달지만, 막상 기내식을 먹을 때에는 간이 세다고 느끼지 못합니다.
③ 커피 대신 와인 추천
비행기에서 먹는 커피는 더욱 맛없게 느껴지지만, 비행기에서 와인을 마시면 똑같은 와인이라도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
와인은 하늘 위에서 마시는 게 훨씬 더 맛있다고 하는데요. 기내 건조한 공기와 압력으로 인해 코의 환경도 건조해져 다양한 향을 맡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맛이 별로인 와인을 먹어도 향을 맡지 못하게 되면서 맛있다고 느끼는 것인데요.
미국 델타항공의 기내 와인 소믈리에는 “평소 맛없다고 느끼는 와인도 높은 고도에서 맛이 그나마 괜찮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내에서 가볍고 향이 강한 와인을 추천하고 있죠.
비행 중 기내에서 제공되는 와인을 한 잔씩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와인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기내에서 먹는 와인은 평소보다 더 빨리 취하기 때문입니다.
한 심리학자는 높은 고도에서 마시는 알코올이 육지에서 섭취한 같은 양의 알코올 대비 최대 3~4배의 효과를 준다고 밝혔는데요.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소가 희박해지면서 뇌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급격하게 부족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코올을 섭취하면 더욱 빨리 취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일부 항공사에서는 승객에게 제공하는 주류 양을 제한하기도 하는데요.
기내에서 너무 많이 와인을 마시는 것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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