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4시 반에 출근하지만…경쟁률 ‘1000 대 1’ 기록하는 직업
‘기상캐스터’를 둘러싼 오해
기상 기후 분석 능력이 중요
예보 예측, 감사보다 항의 많아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하는 필수 코스이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화두에 오르면서 날씨를 확인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이렇게 습관처럼 날씨를 확인하다 보면 저절로 기상 캐스터에게도 친근감이 들 때가 있다. 이들은 이른 아침임에도 힘찬 목소리로 날씨를 전하며, 시청자들의 아침을 책임진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로 인해 기상 캐스터에게 불만을 쏟거나, ‘결혼하려고 하는 직업이다’라며 오해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과연 기상 캐스터는 날씨를 전달하는 것 이외에 또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일까?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둘러싼 궁금증과 오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기상 예보 역시 보도의 일종이다. 기상 캐스터들은 기상청에서 나오는 예보를 분석해 직접 원고를 작성해야 한다. 원고를 작성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기상 정보를 잘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날씨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그날 보도되는 다른 뉴스 소식이나 날씨와 관련하여 시청자가 궁금해할 사항까지 생각해 원고를 작성해내야 한다.
방송에서 보이는 그래픽에도 기상 캐스터의 손길이 묻어 있다. 분석한 기상 예보를 토대로 중요한 부분을 표시해 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의뢰를 하는데. 역시 정보 전달의 목적에 치중하기보다는 시청자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픽 의뢰를 하는 것이 필수이다. 발음이나 목소리의 전달력만큼 기상과 기후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생방송의 경우 임기응변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뉴스는 시간이 생명이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거나 남았을 때 기상 예보 시간을 변경한다. 기상 캐스터는 바뀐 시간에 맞춰 원고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삭제하거나, 애드리브로 상황을 이어나가야 한다. 자연스러운 기상 예보를 위해 원고를 완벽하게 숙지하는 건 당연하다.
최근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기상 캐스터의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각종 행사에서도 MC로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기상 캐스터가 아나운서와 달리 방송 출연이 자유로운 이유는 대부분 계약직이거나 프리랜서이기 때문이다.
기상 캐스터는 공개채용이 아닌, 방송국에서 공석이 생기면 자체적으로 모집을 하는데, 모집 공고가 언제 뜰지 모르니, 공고가 나면 기상 캐스터를 꿈꾸는 이들이 많이 몰린다. 적게는 100:1부터 많게는 1,000:1까지 방송사에 다르지만, 모두 치열한 경쟁률을 자랑한다.
기본급은 보통 200만 원 정도로, 방송을 많이 한 달은 4~500만 원까지 월급 올라갈 때도 있다. 새벽 방송을 하는 기상 캐스터는 교통 편을 고려해 페이가 더 높게 책정된다. 이외에도 기상 특보가 있는 날에는 뉴스에 들어가는 기상 예보가 많아져 추가 급여를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다른 활동에 제약이 없는데. CF에 출연하거나, 행사 사회자로 활동하며 추가 수입을 얻는 기상 캐스터도 많다고 한다.
아침 방송을 주로 하는 기상 캐스터라면 오후에 외부 활동을 통해 부수익을 올리기 좋을 것이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월급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계약직, 프리랜서가 대부분이다 보니 그만큼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단점도 있다.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보니, 기상 캐스터는 예보가 틀리면 기상청과 함께 사람들의 불만을 견뎌야 한다. 방송 후 보도국으로 직접 전화해 불같이 화를 내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숱한 항의 전화에 비해, 기상 예보 예측이 일치한 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시청자는 별로 없다고 한다.
기상 캐스터는 아나운서와 함께 ‘결혼하기 위해 하는 직업’이라는 오해를 자주 받는다. 물론 결혼 후 기상 캐스터를 그만두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자녀를 낳아도 다시 일터로 복귀하여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들도 많다. YTN 박희원 기상 캐스터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결혼 후에도 기상 캐스터로 일하는 분들이 있다는 건 이러한 의심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상 캐스터가 가장 많이 꼽는 오해는 바로 의상이다.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는 극중 기상 캐스터로 나오는 표나리가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 엉뽕을 착용하는 장면이 나와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강아랑 기상 캐스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오해에 대해 “방송국으로 들어오는 의상은 한 사이즈다.”라고 답했다. 55사이즈 하나만 들어오기 때문에 체형에 따라 옷이 짧아지거나, 타이트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기상 캐스터는 가장 친숙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살 때도 있다. 현재 근무 중인 기상캐스터 모두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갖고 임하는 것처럼, 이들의 직업을 향한 인식이나 고용 환경도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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