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금지’ 아이돌, 약속 안 지키면 처벌 받을까…일본 사례 보니

[TV리포트=이경민 기자] 팬과 만남을 이어가다 소속사로부터 고소 당한 아이돌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지난 2016년, 도쿄 법원은 일본 아이돌 가수가 팬과 사적인 만남을 갖다 소속사로부터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가수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소속사 측은 가수의 연애가 계약서의 ‘연애 금지 조항’에 어긋난다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판사는 “연애는 권리”라고 주장하며 회사의 990만 엔(한화 약 9000만원)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

판사 카츠야 하라는 “아이돌에게 연애를 금지하고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연애는 개인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행하는 권리이다. 이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자유의 일부이다”라고 판결의 이유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아이돌이 일본 걸그룹 ‘메차하이’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앞서 2014년 메차하이의 소속사는 “(멤버인) 미호 유키와 세나 미우리가 그룹과 팬을 배신했다”며 이들을 그룹에서 내보낸 후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미호 유키와 세나 미우리의 공식적인 탈퇴 이유는 건강 문제였지만 이후 남성 팬과의 교제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2013년에는 인기 J-Pop 그룹 AKB48의 멤버인 미네기시 미나미가 남자 친구의 집을 나오는 것이 발각되어 머리를 깎고 눈물 흘리며 사과하는 비디오를 업로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J-Pop 그룹 도키도키의 17세 멤버도 호텔 방에서 남자와 함께 있는 사진이 유출된 후 전 소속사에 65만 엔(한화 약 600만 원)를 지불했다. 도쿄 지방법원 판사 아키토모 코지마는 아이돌이 남성 팬을 유치하고 그룹에 금전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혼인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와 같은 판결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경민 기자 lkm@tvreport.co.kr / 사진= AKB48 소셜미디어, 무빙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