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나올까 무섭다” 한때 전국에서 관광객 몰렸는데 흉물 됐다는 국내 여행지
① 흉물로 방치된 여행지 설악동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설악동은 설악산 등산로의 기점에 숙박시설과 야영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1980년대~1990년대 중ㆍ고등학교 수학 여행지 장소로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한때 잘나가던 국내 여행지로 손꼽혔지만, 단체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등의 영업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한데요.
수학 여행지 코스가 해외나 제주도로 바뀌기 시작하며 단체 관광이 줄어들자 설악동도 서서히 몰락했습니다.
설악동은 더 이상 여행객들이 방문하지 않는 장소가 되었는데요.
이곳은 건물이 텅 빈 채로 수년째 방치되어 있습니다. 흉물스러운 건물이 놓여 있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합니다.
설악산의 관문에 있지만 건물 곳곳에는 쓰레기가 가득하며 지붕이 내려앉은 곳도 있었죠.
이렇게 방치된 건물을 영업할 수 없어 폐업하거나 휴업한 곳인데요. 숙박업소, 식당 등 130곳이 넘습니다.
이 건물은 사유 재산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인데요.
그로 인해 미관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죠.
문제는 이곳에 남아 있는 숙박업소 중 일부는 운영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설악동 번영회장은 “2박 3일, 3박 4일 예약했다가 하루만 숙박하고 그다음 날 이런 건물을 보고 다 취소하니까”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어 “숙박업소 80여 곳 중 50여 곳이, 식당·유흥업소 등 150여 곳 중 100여 곳이 휴·폐업 상태”라며 “나도 2002년 태풍 루사 때 업소가 침수됐지만 복구해봤자 장사도 안될 것 같아 20년째 그대로 두고 있다”고 전했죠.
실제로 설악동의 숙박업소를 이용한 여행객은 “저녁에 산책할 때 다 문 닫혀 있으니까 좀 무서웠어요. 사람도 없고 깜깜하기도 해서”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설악동의 몰락은 전국 곳곳에 만든 틀에 박힌 대규모 관광단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광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더 이상 찾지 않는 여행지가 된 것이죠.
② 한때 수학여행 장소로 유명
설악동은 원래 A·B·C·D·E·F 6개 지구, 64만여 평 규모로 개발될 계획이었습니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A~C지구 38만여 평 규모의 숙박 및 상가단지가 조성됐는데요.
그 이후 개발이 중단됐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호텔, 콘도, 유스호스텔 등 숙박업소 80개와 150개가 넘는 상가가 들어서면서 활발하게 운영됐는데요.
1980년대는 호황을 누렸지만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점차 쇠락하기 시작했습니다.
D~F지구에는 스포츠, 레저 등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무산되면서 놀거리가 사라졌죠.
또한 자연공원법에 따른 규제 등으로 인해 설악동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악동이 호황을 누렸을 당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요금과 불친절함도 영향을 미쳤죠.
학창 시절 설악동에 방문했던 이들은 “멸치 콩자반 김 이렇게 줬던 기억이”, 밥이나 반찬 보면 그걸 먹으라고 주는 건지… 그때도 친구들끼리 그런 이야기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바퀴벌레 나오는 창고 같은 곳에서 잤는데 추억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죠.
현재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주로 해변 쪽에 몰려 있습니다. 설악산에 방문하는 관광객은 많지만 설악동에서 시간을 보내진 않죠.
③ 재건 사업 진행 중
속초시는 2024년까지 설악동에 264억 원을 들여 관광 체험 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카이워크, 집라인 등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죠.
2020년 설악동 재건 사업의 실시설계를 완료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노후한 설악산문화시설 리모델링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탈바꿈할 계획인데요. 관광객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해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려고 하죠.
또한 낙후된 설악동의 부지를 활용한 문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속초시는 지난 8월 31일 설악동을 중심으로 하는 2박 3일의 워케이션 프로그램 ‘체크 IN 설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설악동의 2인 1실 숙소 및 속초 소호거리의 공유오피스, 설악 케이블카 및 카페 이용권, 설악산 숲 해설 체험권이 포함된 ‘워케이션 체험 패키지’를 받게 됩니다.
설악동에서는 지난 4월 폐모텔을 예술가들의 창작 전시 공간으로 활용했습니다.
국내 현대미술작가들의 모임인 NAH(Nature, Art, Human) 작가회의는 설악동의 한 폐모텔에서 ‘대안공간 NAH 설악’ 개관식을 했죠.
향후 5년간 현대미술작가 60명의 작품이 다양한 주제에 맞춰 전시될 예정입니다.
설악동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과연 이곳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 것인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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