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이야… 한국인들 많이 가는 해외여행지에서 결혼식날 벌어지는 풍경
① 아들 대신 결혼식 올린 아버지
인도네시아 발리는 한국인 여행객에게 인기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트렌디한 비치 클럽, 저렴한 물가 덕분에 휴양을 즐기기 제격인 곳이죠.
발리는 우리에게 친근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결혼식 문화는 문화 충격으로 다가오는데요.
한국인이 느끼기에는 당황스러운 결혼식 풍경을 확인할 수 있죠.
최근 인도네시아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이 나타나지 않자, 신랑의 아버지가 아들 대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랑 아버지는 신부를 책임지겠다고 말하며 많은 돈을 들여 치르는 결혼식을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죠.
결혼식에 들어간 비용은 약 218만 원입니다. 신랑 측에서는 신부에게 지참금을 정산한 상태였는데요.
양가 모두 결혼식을 취소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자 신랑의 아버지가 나섰습니다.
신부의 아버지는 사돈이 될 뻔한 신랑의 아버지를 사위로 맞이했습니다.
신부의 오빠는 현지 언론 트리뷴뉴스에 “하객들이 결혼식장에 이미 도착했는데, 신랑 측 부모는 아들이 자취를 감췄다고 알렸다”며 “결국 신랑의 아버지가 동생과 결혼했다”고 말했죠.
두 사람의 결혼식 동영상은 인도네시아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지 누리꾼은 “2500만 루피아 때문에 당신의 딸은 평생 원하지 않는 결혼의 족쇄를 차게 됐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어린 신부의 운명이 불쌍하다”, “실제 가족이 맞나?” 등의 반응을 보였죠.
② 인도네시아 10대 결혼 비율 높아
인도네시아에서는 10대에 결혼하는 비율이 무척 높습니다. 또한 한 세대의 나이 차를 뛰어넘는 결혼도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는 미성년자 결혼 비율이 세계에서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소녀 10명 중 7명이 18세 이전에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도네시아 의회는 2019년 여성의 법정 혼인 최저연령은 16세에서 19세로 상향했는데요.
하지만 여전히 부모들이 요구할 시 종교 당국 승인하에 조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78세 노인과 17세 소녀가 61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고 결혼했죠.
당시 신랑은 신부에게 약 86만 원과 금 11g, 새 오토바이를 사줬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혼인 20여 일 만에 갈라섰죠.
2021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는 58세 남성과 결혼한 19세 소녀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신부는 “합의해서 결혼한 게 맞다. 그의 삶이 끝날 때까지 돌 볼 것”이라는 말을 남겼는데요.
39살의 나이 차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가난 때문에 팔려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심지어 58세 신랑은 신부의 어머니에게 청혼했다가 퇴짜를 맞은 이력이 있는데요.
신랑과 신부 집안 사이에 친족 관계가 이뤄져 있기도 합니다.
신랑은 신부에게 지참금으로 약 77만 원의 현금과 1헥타르의 땅을 선물했습니다.
신부는 결혼 후 자신의 좁은 집에 신혼살림을 시작했는데요.
그는 “나는 보라가 나이가 많고, 오래 혼자 살았기 때문에 청혼을 받아들였다”며 “농부로서 지금처럼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③ 숨바섬에서 이루어진 납치 결혼
인도네시아 숨바섬에서는 결혼 풍습이라는 명목하에 납치 결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카윈 탕캅'(kawin tangkap)이라고 부르는 결혼 풍습이 악습으로 변질돼 남아있는데요.
원래 숨바섬의 결혼식 문화는 남성은 납치될 여성에게 보석과 옷과 같은 결혼 지참금을 내야 합니다.
여성은 전통 의상을 입고 납치되길 기다리는데요. 남성은 여성을 납치한 후 여성의 가족에게 결혼 소식을 알립니다.
하지만 현재의 납치 결혼은 합의는 생략된 채 납치하는 관행만 남은 것인데요.
2020년 숨바섬에서 남성 여러 명이 한 여성을 납치해 강제로 차에 태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이 여성은 울고 있었고 밖에 있는 여성은 차 안에 있는 여성을 꺼내려고 시도했죠.
주변에는 이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는 사람들이 몰려 있었는데요.
여성은 남자들에 의해 집안으로 옮겨져 결혼식을 올려야 했습니다.
이 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고 큰 공분을 샀는데요. 관계부처 장관은 격노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구스티 아유 빈탕 다르마와티 여성아동보호부 장관은 “납치 결혼 관행은 여성폭력이자 아동폭력”이라고 말하며 “나의 고향인 발리에도 비슷한 관행이 있었으나 현재 규범과 맞지 않아 사라졌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지역 시민단체는 적어도 4곳에서 16~26세의 피해자들이 더 있다고 전했습니다.
납치 결혼은 납치 및 강제 감금에 관한 형법에 따라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죠.
현지에서는 여성과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납치 결혼을 폐지하는 협약에 서명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