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 ‘0.7kg’ 늘었다는 이유로 승무원 해고 해버린 항공사

① 몸무게 때문에 승무원 해고

항공사 객실 승무원은 항상 체중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공사에서 대놓고 다이어트를 하라고 요구하는 곳도 눈에 띄는데요.
지난 2020년 해외 언론은 몸무게 때문에 해고 당한 승무원의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말레이시아항공에서 25년간 근무한 이나 멜리사 하심이 2017년 회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는데요.
여성 승무원의 신장은 160㎝, 몸무게는 61㎏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사규에 따르면 BMI(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정상을 벗어날 경우 해고 조치를 받을 수 있는데요.

하심은 정상에 해당하는 61kg보다 0.7kg를 초과했습니다.
이후 그녀는 말레이시아노동법에 따라 부당한 해고 조치를 받았다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죠.

말레이시아항공은 2015년 10월부터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객실 승무원의 몸무게를 BMI 기준 정상을 유지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말레이시아항공 측은 소송이 제기되자 “해당 직원에게 몸무게를 감량할 수 있도록 18개월의 유예기간을 줬고, 전문가를 동원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어 “그러나 해당 직원은 사측의 이러한 지시를 무시한 채 운동 스케줄 등에도 불참했다”라고 반반했죠.

하심의 변호사는 말레이시아항공의 규정은 다른 항공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규정이며 몸무게와 항공 안전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말레이시아항공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법원은 “회사는 원고에게 사측의 규정에 부합할 만한 조건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못했다”라며 “체중 관리 프로그램은 모든 승무원에게 적용됐으므로 차별적이라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② 중국 하이난항공에서도 체중 관리

중국 하이난항공에서 승무원이 규정 몸무게를 넘길 경우 항공기 탑승을 금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항공사 측은 체중이 규정을 넘으면 30일간의 체중감량 시간을 주겠다고 전했는데요. 이 기간에 업무에서 배제됩니다.
항공사가 제시한 몸무게 규정은 키에서 110을 뺀 체중을 넘으면 안 되는데요.
키가 165㎝인 승무원은 체중이 55㎏을 넘지 않아야 하는 것이죠.
항공사 측은 몸무게 규정은 승무원의 전문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서 큰 반발을 일으켰는데요.
현지 누리꾼은 “승무원이 무슨 미인대회 나가냐”, “우리가 지금 몇 세기에 살고 있지?”, “승무원의 몸무게는 중요하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한 여성 승무원에게만 몸무게 규정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죠.

논란이 계속되자 하이난항공은 “남녀 모든 직원에게 적용되는 규정이어서 여성 차별은 아니다”라며 “이 조치의 본질적인 의도는 직원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③ 외모와 몸무게 따라 불이익

중동 최대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에서도 여성 승무원에게 외모와 몸무게에 따라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에서 9년간 근무한 한 승무원은 미국 인사이더와 한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폭로했는데요.

승무원은 “에리레이트는 승무원의 몸무게를 매번 체크하고, 조금만 살이 쪄도 감봉 조치를 내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에미레이트항공에서는 ‘외모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승무원의 외모와 몸무게를 감시했는데요.
승무원의 몸무게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전문 직원이 따로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또 다른 승무원 역시 “외모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의 평가 내용은 인사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다이어트에 진전이 없는 경우 경고를 받고, 때에 따라 급여 삭감과 같은 처벌을 받기도 한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습니다.

만약 승무원이 기존보다 더 큰 사이즈의 유니폼을 회사 측에 요청할 시 체중에 대해 압박한다고 말했는데요.
이럴 경우 곧바로 외모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에 근무하는 승무원 대부분은 항공사에서 외모와 몸무게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승무원은 체중에 대한 경고를 받을 시 2주에 한 번씩 체중 검사를 해야 했는데요.
몸무게가 규정보다 더 나갈 시 비행에서 빠지게 되고 급여도 삭감되는 불이익이 계속됐죠.
에미레이트항공은 이러한 논란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항공사의 채용 조건에는 “건강한 BMI 및 필요한 역할에 맞는 적합한 신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