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돌아다니는 지방 대학, 학생 민원에 황당한 대처 보였다
대구 계명대 빈대 출몰
대학 측 늑장 대응
앞서 사용하던 외국인 원인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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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빈대 개체 수가 거의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들어 부쩍 빈대 출몰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지방 대학에서도 빈대가 출몰했는데, 학교 측 늑장 대응에 학생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 계명대학교 익명 게시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신축 기숙사인 명교생활관에 생활하는 한 대학생 A씨가 빈대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그는 “간지러움, 두드러기, 고열로 대학병원을 찾았고 염증 수치가 400 이상으로 올라갔다”며 “매트리스 아래에서 큰 벌레를 찾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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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제가 음료수를 흘려서 베드버그와 곰팡이가 생겼다는 청소 관계자분이 있으셨는데, 음식을 먹고 생길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행정실의 이러한 일 처리도 다시금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첨부 사진으로 매트리스 커버 위에 있는 수 마리의 빈대 추정 벌레를 찍어 올렸다.
같은 날 또 다른 익명의 사용자 B씨는 같은 게시판에 벌레가 다리를 문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그는 “지난 9월 모기에 심하게 물린 건 줄 알고 피부과에 갔는데 의사도 뭔지 몰랐다”며 “이거 빈대(에 물린 거)냐?”고 질문했다.
빈대 벌레 출몰에 학생들이 대학교 기숙사 행정실에 방역을 요청했으나 “제 담당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는 게시글에 파장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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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대학 측은 19일 기숙사동을 소독을 하던 중 긴급 간부 대책회의를 열고 강의실까지 포함해 대학 전체를 소독하기로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학생들은 “휴교라도 하자”, “빈대 잡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말이 왜 있겠어? 진짜 확실히 방역하자”, “살다 살다 빈대 때문에 걱정하게 될 줄 몰랐다. 21세기에 빈곤국도 아니고 빈대 때문에 이 사태가 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빈대 출몰의 원인으로는 외국인들이 지목됐다. 계명대 관계자는 “문제가 된 방은 직전에 영국 국적 출신 학생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방역전문업체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최근 빈대 박멸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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