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난다, 60년 만에 강제 철거된 원주 극장 자리에 들어서는 것
원주 아카데미극장 철거
박찬욱 등 영화인 반대
보존을 둘러싸고 갈등 이어져
얼마 전 영화감독 박찬욱과 변영주, 배우 문소리와 이정은 등 영화계 유명 인사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강원도 원주시의 유일한 단관극장 ‘아카데미극장’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원주시 평원동 아카데미극장은 60년 전인 1963년 개관한 단관극장이다. 2006년 폐업 이래로 독립영화 상영·전시회 공간으로 이용됐다.
국내에서 스크린을 한 개만 갖춘 단관극장의 원형을 가장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는 건축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원주시는 극장 건물이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고, 석면 지붕에 따른 인근 주민의 건강 문제, 전통시장 활성화, 리모델링·보수유지 비용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극장을 철거하기로 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아카데미극장을 근현대 등록문화재로 지정하라고 요구하며 철거를 반대했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지난 4월 극장 건물 철거 및 복원사업 중단을 공식화했다.
철거와 재생·보존을 둘러싼 갖은 논란과 첨예한 갈등이 7개월간 이어졌지만 원주시는 지난 30일 결국 아카데미극장을 완전히 부쉈다.
원주시는 현재 극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주차장 및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지인들은 “극장 바로 옆에 이미 주차장이 있는데 건물을 밀어버리고 주차장을 또 만든다는 사고방식이 어디에서 나온 건지 도통 모르겠다” 등 철거를 명령한 시장을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한편 철거 현장에서 철거 반대를 주장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던 시민단체 회원이 줄줄이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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