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만 몰랐다” 1박에 50만 원 훌쩍 넘는 5성급 호텔 가격의 비밀

① 5성급 호텔 객실 요금 인상

주요 5성급 호텔의 객실 요금이 4년 사이 50%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객실 요금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 특급 호텔은 프라이빗 한 투숙이 가능해 호황이 이어졌는데요.

롯데호텔의 시그니엘 서울은 지난 2019년부터 객실 요금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비 46% 올랐는데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그니엘 서울의 홈페이지에서 프리미어 트윈 시티뷰 주말 객실 요금은 94만 5천 원인데요..
예약 시 세금 및 봉사료 198,450원이 포함돼 총 요금은 1,143,450원입니다.

현대그룹 계열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올해 객실 평균 요금은 2019년 대비 19%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대비 5.5% 올랐는데요.
이 외에도 주요 5성급 호텔의 객실 요금은 지난해에 비해 인상됐습니다.
엔데믹 전환 이후 호텔 성수기를 맞으면서 객실 요금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② 법적 근거 없는 봉사료 부과

객실 예약 시 결제창에서 실제 확인했던 금액에 세금과 봉사료가 붙어 총 요금이 더욱 비싸지는 것을 확인하신 적 있을 듯합니다.
대부분 호텔에서는 투숙객에게 봉사료를 받고 있는데요.
무려 17년 전 정부에서 ‘봉사료’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투숙객에게 떠넘기고 있는 호텔이 많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결과 전국 5성급 숙소 72곳 중 24곳이 숙박 요금에 더해 10% 봉사료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지난 2006년 이후로 국내 호텔 봉사료 부과 실태가 조사됐습니다.

1979년, 정부는 직원이 손님에게 팁을 과하게 요구하자 지침을 내려 정해진 비율만큼 봉사료를 받게 했습니다.
고객 불편을 줄이고 서비스 평준화, 직원의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10% 봉사료를 책정했죠.
이 당시에 영업을 시작한 호텔에서는 봉사료를 따로 받고 있는데요. 최근 문을 연 호텔에서는 봉사료를 받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2006년에 들어서면서 봉사료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단계적 폐지를 유도했는데요. 자발적으로 폐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봉사료를 폐지한 일부 호텔에서는 그만큼 숙박비를 올리기도 했죠.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정책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텔에서는 객실 요금을 계산할 때 투숙 요금과 봉사료를 합한 금액에 10%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데요.
10% 봉사료에 이어 10% 세금까지 합해지면 객실 요금이 크게 오르게 됩니다.
1박 요금이 40만 원인 호텔에서는 봉사료 4만 원이 추가됩니다. 여기에 부가세까지 포함하면 숙박 요금은 50만 원에 달하는데요.

국내 누리꾼은 봉사료와 관련해 “문제는 저 10% 봉사료가 가족이 같이 묵었으면 더 늘어난다는 점”, “5성급 호텔도 30만 원대에서 지금은 50~60만 원대”, “없애봤자 가격은 그대로일 듯”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③ 봉사료 폐지한 신라

신라호텔은 지난 2021년 봉사료를 폐지했습니다.
국내 특급호텔 중 봉사료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곳은 신라호텔이 처음인데요.
관계자는 “호텔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더 직관적으로 가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종 고시 가격은 변동이 없으며, 팁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변화도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웨스틴조선, 더플라자, 워커힐, 그랜드하얏트서울, 밀레니엄힐튼서울, 반얀트리, JW메리어트, 파르나스 등에서는 여전히 부가세와 함께 봉사료를 따로 받고 있는데요.
아코르의 브랜드를 내건 호텔 대부분과 포시즌스호텔은 투숙객에게 봉사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숙객은 호텔 측에 봉사료를 내지 않겠다고 거부할 수 있는 걸까요?

지난 2019년 ‘CSI : 소비자 탐사대’에서는 특급 호텔에서 봉사료를 거부했습니다.
5성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한 후 받은 영수증에는 음식 가격에 10% 부가세와 10% 서비스 차지가 포함됐는데요.
호텔 측에 봉사료를 안 내겠다고 말하며 어떤 법적 근거가 있냐고 했더니 봉사료를 빼줬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봉사료를 내고 싶지 않다고 말하니 할인해 줬는데요.
한 호텔 관계자는 “계산서상에서 빠지는 건 아닌데 할인을 10% 이렇게 해드릴게요”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호텔에서는 봉사료를 빼줄 수 없다고 한 곳도 있었으며 팁 개념으로 봉사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호텔이 투숙객에게 봉사료를 요구할 법적인 근거는 없지만 여전히 봉사료는 유지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