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한테 퇴짜 맞은 일본산 가리비 이제 여기로 갑니다”

① 중국,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은 일본 후쿠시마현을 포함해 일본 10개 지역에서 수산물 수입을 해왔는데요.
지난 8월 24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식품 안전에 가져다줄 방사성 오염 위험을 방지하고 중국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며 수입 식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을 기해 일본이 원산지인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는 일본에 엄청난 타격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중국은 일본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었는데요.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약 7천900억 원이었습니다.
지난 달 16일, 중국에 이어 러시아 정부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죠.

② 일본산 가리비 수입하는 미국

이러한 상황 속 미국이 가리비 구매를 시작으로 일본산 수산물을 대량 구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일본산 수산물을 주일 미군에게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는데요.
지난 달 30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는 “미군과 일본 수산업협동조합 간 장기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먼저 가리비를 시작으로 다른 해산물까지 구매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죠.

지난해 일본이 가장 많이 수출한 수산물은 가리비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가리비 10만t을 수입했는데요.
중국은 껍질이 붙은 가리비를 수입해 현지에서 가공한 후 미국 등으로 수출했습니다.
미국은 가리비 1t을 먼저 수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주일 미군이 일본산 수산물을 구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는 “이전까지 미군은 일본 현지 해산물을 구매한 적이 없었다”며 “이런 시도는 중국이 ‘경제 전쟁’의 일부라고 말한 일본산 해산물 수입 금지 조처에 따른 피해를 상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도 일본과 중국산 수산물 수입 현황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일본산 수산물은 군사 기지의 상점, 식당에서 판매할 계획이며 점차 해산물 종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특히 이매뉴얼 대사는 “미군과 일본 수산업 및 협동조합 간 장기 계약이 될 예정”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현재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미국에서 중국이 거부한 수산물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결정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큰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상황에서 일본산 수산물은 군인에게 제공한다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죠.

③ 일본 학교 급식으로 무상 제공

일본산 가리비는 중국으로 수출해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가공한 뒤 미국과 유럽으로 재수출해왔습니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출길이 막히자 일본 교도소 수용자에게 가공 작업을 시킬 계획을 밝혔는데요.
교도소에서 가공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해썹(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을 충족할 수 없자 수용자를 가공장에 파견하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수감자 노동을 통해 생산된 물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국가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파악한 뒤 이 같은 계획을 포기했죠.

일본에서는 자국민에게 수산물을 더 먹자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수산물 소비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수산물 판매는 부진한 상황입니다.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일본산 가리비는 학교급식으로 무상 제공하게 됐습니다.

훗카이도의 한 기초지자체인 모리마치에서는 현지에서 생산 및 가공된 가리비 대부분을 중국으로 수출했는데요.
한 가리비 가공회사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100t에 달하는 가리비 제품이 창고로 돌아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회사 매출의 20%가 중국 수출이었는데,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로의 판로 개척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어려운 상황을 전했죠.

결국 수출하지 못하고 냉동고에 쌓여있는 가리비를 전국 학교 급식에 제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가리비 약 50만식분을 전국 120개 지자체에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훗카이도 지역의 한 냉동 창고에는 가리비가 8m까지 쌓이며 더 이상 보관할 조차 없는 상황인데요.
가리비 껍데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인건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손실이 더욱 커지게 되는데요.
보관할 곳 조차 없게되자 학교 급식으로 무상 제공할 계획을 세운 것이죠.

현재 어민들은 가리비 값이 폭락할까봐 걱정하고 있는데요.
지난 7월 kg당 1,700원이었던 가리비 가격은 8월 1,5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