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 정지영 감독 “설경구가 해낼 거라 믿었다” [인터뷰①]
[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이한 정지영 감독이 영화 ‘소년들’을 통해 호흡을 맞춘 배우 설경구를 극찬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한 카페에서 영화 ‘소년들’로 돌아온 정지영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로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소재로 한 사건 실화극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정지영 감독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영화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관객들이 극장에 돌아오지 않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해외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고 하는데, 한국은 속도가 더디다. 이런 상황에서 ‘소년들’이 회복의 계기가 되면 좋겠다.(웃음)”고 개봉 소감을 전했다.
‘소년들’은 정지영 감독의 전작인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2012), 금융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실화극 3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국가 공권력이 만든 희생자들이 재심을 통해 억울함을 벗는 이야기다. 영화를 이끄는 ‘황준철’은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해결한 형사를 모티브로 한다. 사건을 알게 된 이후 재심 전문인 박준영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후 사건 당사자와 관련자들과 이야기를 나눠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소년들’은 소년들의 무죄를 입증하는 데 인생을 바친 형사 황준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배우 설경구가 1999년 사건이 발생한 당대와 현재를 오가며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황준철 역을 맡았다.
설경구를 캐스팅 한 이유를 묻자 정지영 감독은 “1999년의 황준철을 떠올리면 영화 ‘공공의 적’의 ‘강철중’이 생각난다. 윗선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형사의 모습이 그랬다. 황준철의 별명을 ‘미친개’라고 붙인 것도 그와 연관이 있다. 무엇보다 사건 발생 당시와 17년 이후를 오갈 수 있는 캐릭터를 완성할 사람은 설경구 배우밖에 없겠더라. 설경구라면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삼례나라슈퍼 살인사건에서 진범이 아닌 소년들에게 누명을 씌운 담당 검사는 재심 이후 소년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정지영 감독의 영화 ‘소년들’에선 이를 다루지 않는다. 정지영 감독의 단호한 선택이 바탕이 됐다.
정지영 감독은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담당 검사는 재심에서 소년들이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소년들을 고소했었다. 법이 다시 심판을 했는데도 소년들을 죄인이라고 믿은 거다. 그런 검사의 사과를 어떻게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역으로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년들’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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