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용, 故최진영 떠올리며 눈물 “떠나기 전날 밤 내가 지켜주지 못했어”(특종세상)
[TV리포트=김유진 기자] 개그맨 김용이 故최진영과의 가슴 아픈 인연을 공개하며 눈물을 흘렸다.
2일 방영된 MBN ‘특종세상’ 607회에서는 유머1번지의 개그맨 김용(57)의 최근 근황이 전해졌다.
제작진이 김용을 만난 곳은 서울 방배동의 빌라였다. 김용은 방에 인형을 가득 채워놓고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살고 있었다.
인형을 좋아한다는 김용은 “난 결혼을 한 번도 안했으니까” 라며 인형을 ‘자식 같다’고 표현했다. 인형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김용은 “예전에는 냉장고, 세탁기하고 이야기했다. 인형은 표정도 참 좋고 배반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용은 현재 건강한 식사를 직접 차려먹지만 2년 전만 해도 술만 마시며 지냈다. 김용은 “일어나서 술만 마셨다. 안주도 안먹었다. 살이 57kg까지 빠졌다. 힘이 없으니까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김용은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대학생 개그대회에서 수상하며 20살에 최연소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김용은 “스물 한 살에 한달에 3천만 원 벌었다. 밤 업소, 대학교 축제, 방송을 수도 없이 했다. 돈이 어떻게 들어오는 지도 몰랐다”고 했다.
김용은 개그맨을 내려놓은 지 10여 년이 넘었다. 긴 공백동안 김용은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스스로 치료의 시간을 보냈다.
김용은 인기 개그맨이자 요식업 사업가로 바쁜 삶을 살았다. 마흔 중반까지도 김용의 인생에 실패라는 단어는 없었다.
돈을 막대하게 벌었던 김용은 사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때 지인들의 말을 전적으로 믿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던 것이 문제가 됐다. 한 순간에 전 재산을 잃었다.
김용은 “지금으로 따지면 10억 이상을 날렸다.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 기피증, 조울증 등 시리즈로 아픔이 온다. 겪지 않으면 모른다”고 회상했다. 결국 김용은 공과금 낼 돈이 없어 전기와 수돗물까지 끊긴 상태에서 살았다.
김용의 어머니는 혼자 사는 아들이 눈에 밟혀 자주 반찬을 해줬다. 어머니는 “남편 떠나고 아들이 남편 역할을 해줬다. 한참 동안 호강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의 가장이었던 아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故최진영과의 인연도 공개했다. 김용은 13년 만에 최진영의 묘에 찾아가 꽃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용은 “친형 같았다. 고민을 많이 들어줬다. 나를 만나면 그렇게 즐거워했다. 나도 사고를 치면 꼭 진영이한테 전화를 했다”며 최진영을 그리워했다.
김용에게는 최진영이 떠나기 전날 밤 만난 사연이 있었다.
김용은 “12시가 넘은 시간 최진영에게 전화가 왔었다. 웃겨달라고 하더라. 그러더니 힘을 때마다 웃겨줘서 고맙다고 했었다”며 그날을 기억했다.
이어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하더라. 술 한잔 먹고 갔다 오라고 했더니 사라졌다. 그리고 다음날 비보가 들려왔다”고 덧붙였다.
그 날 이후 김용은 최진영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13년간 묘소를 찾지 못했다.
개그맨 선배 김학래, 임미숙을 찾아가조심스럽게 지난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코미디를 다시 하고 싶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임미숙은 “아까운 개그맨 후배들이 몇 명 있다. 그 중에 우리 용이가 들어간다. 아이디어, 연기, 감각, 끼가 있었다. 진짜 반짝였다”며 김용을 응원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N ‘특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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