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박찬욱, 봉준호 논문 썼다…지금은 칵테일 만드는 대사관 직원?”(이웃집찰스)
[TV리포트=김유진 기자] 브라질의 봉준호, 박찬욱을 꿈꿨던 한 남자가 한국에 정착하게 된 로맨틱한 사연을 전했다.
7일 방영된 KBS ‘이웃집찰스’ 410회에서는 삼바의 나라, 브라질에서 온 호드리고의 한국 생활 12년 차에 접어든 호드리고(35)가 소개됐다.
호드리고는 브라질 대사관 농무과에서 일하는 3년 차 회사원이다. 브라질로 수출하거나 한국으로 수입하는 농축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관리한다.
이날 호드리고는 브라질 독립 기념일을 맞이해 파티를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대사관 주방에서 열심히 라임을 씻으며 브라질 칵테일 ‘카이피리냐’을 만들 준비에 한창이었다.
카이피리냐는 브라질 대표 증류주 까샤사에 설탕, 라임을 넣어 만든 칵테일이다.
호드리고는 직접 칵테일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대사님, 다른 외교관들이 제가 만든 카이피리냐를 믿고 있다”고 말하며 칵테일 제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카이피리냐를 만들기 위해 호드리고는 라임 집을 짜고 채에 걸렀다. 이어 카샤사와 설탕 비율을 맞춰 칵테일을 완성했다. 호드리고는 무려 5시간만에 카이피리냐 19L를 만들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호드리고는 호텔의 칵테일 잔까지 확인하며 세심하게 살폈다.
행사에는 호드리고의 아내 민서영(31)씨도 함께 했다. 호드리고와 서영씨가 만나자마자 볼에 뽀뽀를 하자 홍석천은 “상사 앞에서 뭐하는 짓이죠”라며 농담을 건넸다.
호드리고와 서영씨는 “그 분들도 그러신다. 상사 앞이든 대사님 앞이든 다 뽀뽀한다. 브라질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씨는 한복으로 멋지게 스타일링을 하고 나타났다. 호드리고는 아내를 주한 브라질 대사 ‘마르시아’에게 소개했다.
마르시아는 “대사관 내 최고 직원이다. 한국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일도 빠르고 항상 열정이 넘친다. 서영은 되게 운이 좋은 여자”라며 호드리고를 칭찬했다.
호드리고는 브라질에서 대학을 졸업할 때 한국에 대한 논문을 제출했다.
호드리고는 “꿈이 영화감독이었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 영화에 관해 썼다. 한국에서 외국인이 영화감독이 되는게 힘들어서 대사관 직원으로 진로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비혼주의였던 호드리고는 서영씨를 만나 결혼을 결심했다. 호드리고는 “원래 결혼을 안하려고 했다. 삼촌 빼고 가족들이 다 이혼을 했다”고 말했다.
아내 서영씨는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거다. 시아버지도 몇 년전에 돌아가셨고 시어머니도 갑작스럽게 가셨다. 호드리고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되어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KBS ‘이웃집 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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