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급부상한 베트남 여행지에서 벌어진 연이은 한국인 사망사고, 이유가?

① 베트남 달랏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베트남 달랏은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로 급부상한 곳입니다.
베트남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여행객들이 많아지면서 달랏에 관한 관심이 늘었는데요.
직항 노선이 생겨나면서 더욱 많은 한국인 여행객이 달랏에 방문하고 있습니다.
달랏은 베트남 현지인 사이에서 신혼여행지로 손꼽히는 장소이죠.

하지만 평화로워 보이기만 한 달랏에서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달랏에서 연이은 한국인 관광객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지프투어를 하던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사망했습니다.

현지 언론과 럼동성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2시 30분경, 럼동성 달랏 꾸런 마을에서 하천을 통과하던 중 하천의 상류가 갑작스럽게 범람하며 발생한 급류에 차량이 휩쓸렸는데요.

한국 관광객 4명은 현지인 운전기사와 함께 지프차를 타고 꾸런 마을 관광에 나섰습니다.
사고 직후 운전기사와 남성 관광객 1명이 차량에서 탈출해 구조됐는데요.
이 관광객은 럼동성 종합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습니다. 운전기사는 상처를 입는 데 그쳤습니다.

수색 작업을 펼치던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사고 현장에서 2㎞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나머지 관광객 3명의 시신을 수습했는데요.
사망한 한국 관광객들은 68~79세의 고령인 것으로 알려졌죠.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며칠 동안 지속된 폭우로 크게 불어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달랏은 우기이죠.

현지 언론은 “최근 사흘간 럼동성의 많은 지역에 폭우가 내렸지만 상류가 범람하며 발생한 급류라 해도 자동차를 휩쓸어 버릴 정도의 급류는 아주 이례적”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하천 공사를 위해 막아 놓았던 둑이 터지면서 급류에 차량이 휩쓸린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후 이 하천은 일시적으로 폐쇄된 상태입니다.

②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어

사망한 한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지프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동반 여행객은 “엄청 비가 많이 오니까 비는 맞지, 차는 흔들리지, 그러니까 꼭 붙잡고만 있었던 거예요. 팔 힘 다해서”라고 말했는데요.
출발 직후부터 비가 쏟아졌지만, 별다른 경고는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선 안전벨트라는 것은 매라고 하지도 않고, 자체가 없었으니까. (설치할) 자리가 없어요. 차를 개조한 거라”라고 말했죠.

지프투어를 홍보하는 사진에도 안전띠를 매지 않고 주행 중에 서 있는 승객이 보였는데요.
숨진 관광객들은 국내 한 대형 여행 전문 업체의 패키지 상품을 구매해 베트남으로 여행을 왔습니다.
해당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베트남 현지 언론도 여행 상품 관련자들을 비판했는데요.
많은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에게 관광 상품을 판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베트남의 팜민찐 총리는 애도를 표하고, 신속한 조사를 지시했죠.
외교부는 현장에 영사를 급파해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③ 이틀 만에 또 한국인 관광객 사망

이 사고 이후 이틀만에 또 다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남부 럼동성 달랏 부근 랑비앙 산 정상의 전망대에서 60대 한국인 관광객이 4m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이 관광객은 단체 관광객과 함께 산 정상으로 이동하던 중 사진을 찍다가 미끄러졌는데요.
관광객은 의식을 잃은 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졌습니다.

랑비앙 산은 해발 1,200m 높이로 차를 타고 등반하기도 합니다.
현지 교민은 “도시를 보는 전망대가 있는 곳이에요. 한 번도 사실 그런 건(위험한 건) 별로 못 느꼈었거든요. 낙상 사고는 처음 들어봐요”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안전 요원이나 펜스 등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곳에는 “미끄러우니 조심하라”, “어린이는 들어가지 말라”라는 안내문만 걸려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망대에 고정되지 않은 의자를 누군가 가져다 놓는 바람에 사고를 불렀다는 증언도 나왔죠.
호찌민 한인회 회장은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딴 데 있는 의자를 거기다 가져다 놓은 거예요. 가장 큰 책임은 안전 미조치로 인해서 랑비앙 국립공원이 책임이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당국은 공무원과 관광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는데요.
사고 발생 후 현지 교민들은 달랏은 우기로 갑자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질 때가 많다고 전했는데요. 관광 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장마철 달랏에 방문한다면 숲속, 소나무 근처, 개울 인근 숙소나 여행지는 피해야 합니다.
산사태뿐만 아니라 폭우와 바람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질 위험도 있는데요.
우기에는 등산로가 미끄럽고 하천의 물이 급속하게 불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