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올랐죠” 무려 ‘시청률 78%’ 찍었던 전설의 한국 방송

전 국민 눈물바다 만들었던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무려 138일간 방송된 사연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1950년 한국 전쟁이 터지고, 1953년 휴전 협정을 체결한 이래로 70년째 정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한국 전쟁으로 인해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보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고통받은 건 다름 아닌 이산가족이었다.

이들은 하루 침에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되었고, 부모는 물론 형제자매의 생사까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렇게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줬던 방송이 바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다.

‘이산가족’ 하면 남-북 이산가족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과거 남한 내에서도 서로의 얼굴과 생사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이산가족들이 많았다.

이들을 돕기 위해 KBS는 1983년 KBS가 한국 전쟁 휴전 30주년을 기념해 해당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이는 당시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1983년 6월 30일부터 같은 해 11월 14일까지 138일, 총 453시간 45분 동안 방송하며 단일 생방송 프로그램으로는 세계 최장기간 연속 생방송 기록을 세우며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더불어 아나운서와 PD, 조연출, 음향, 조명 스태프 등 KBS 내부 인력과 대학생 아르바이트생까지 합하면 프로그램을 위해 동원된 인원만 1천 명에 육박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당시 100,952건의 이산가족 사연이 접수되었고, 이 중 53,536건이 방송에 소개되었으며, 이를 통해 10,189건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이처럼 휴전 선언 이후, 최대 규모의 이산가족 상봉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이산가족 당사자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본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6.25 전쟁 33주년 특별 기획 ‘지금도 이런 아픔이’ 2부에 해당하는 코너로, 1시간 30분 정도 진행한 후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주 무대에 참석한 150여 명 외에도 사전접수자만 800여 명이 넘어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스튜디오에 설치된 10대의 확인 전화는 생방송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마비되었다.

이 외에도 KBS의 모든 전화회선이 말 그대로 불탔으며, 자정 무렵에 끝날 예정이었던 생방송은 다음 날 새벽 2시 30분경까지 이어졌다.

애당초 길게 계획된 방송이 아니었기에, 당시 진행을 맡았던 유철종 아나운서는 “방송국 측에서도 다 주 중으로 꼭 여기 나오신 분들을 마저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겠다”라고 사과하며 기약 없는 멘트로 방송을 끝맺었다.

그럼에도 가족을 찾기를 바라는 이산가족들은 여전히 수만 명에 달했고, 결국 5일간의 긴급 추가 생방송을 편성하기에 이른다.

첫 생방송 하루 만에, KBS 본관 앞은 물론이고 여의도 광장 역시 이산가족들로 붐볐다.

바닥과 벽, 심지어는 구조물도 가족에 대한 정보가 적힌 플래카드로 뒤덮였고, 한 번이라도 화면에 나오기 위해 플래카드를 높이 들어 보이는 이들로 가득했다.

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 KBS는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상시 편성으로 전환했다.

상시 편성으로 전환된 이후 해당 프로그램은 더 큰 인기를 끌었고, 심지어는 밤새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보다가 회사에 지각하는 사람들도 생길 정도였다.

실제로 1천 450가구를 조사한 결과 대상자 중 53.9%가 이산가족 찾기 방송을 새벽 1시까지 시청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열기를 증명하듯 이산가족 찾기를 돕고자 하는 자원봉사자가 줄을 이었고고, 컬러TV, 공중전화, 기차표 등을 기탁하는 개인과 기업체 후원도 급증했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에게는 특별휴가가 부여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시청자들을 눈물 흘리게 했던 ‘이산가족 찾습니다’는 1983년 11월 14일, 첫 방송 시작 후 약 5개월 만에 종영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40년이 지난 현재도 극찬받으며 ‘KBS 방송 역사상 제대로 수신료 값을 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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