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섭 검사 처남댁 폭로 “남편, 여행 갈 때마다 대마 흡입…결국 가정 폭력까지”(PD수첩)
[TV리포트=김유진 기자] 이정섭 검사가 처남의 마약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처남 조씨의 아내, 강미정씨가 입을 열었다.
28일 방영된 MBC ‘PD수첩’ 1398회에서는 이정섭 검사 비위 제보자이자 이 검사 처남의 부인인 강미정씨의 단독 인터뷰가 공개됐다.
강미정씨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호사들을 찾았다. 변호사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마약 사건이 이대로 무마가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미정씨는 동영상 하나를 보내줬다. 직접 촬영한 영상 안에는 남편 조씨가 마약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모습이 담겼다.
미정씨가 남편의 마약 투약을 의심한 건 결혼하고 얼마 안됐을 무렵이다. 미정씨는 2015년에 결혼을 하고 아이가 50일이 됐을 쯤 상해로 여행을 갔는데 그 곳에서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미정씨는 “친구가 큰 덩어리로 가지고 왔고 반은 비닐에 싸서 본인이 가져갔다. 색깔은 어두운 초록색이다. 작은 종이에 묻혀서 말아서 피우더라. 피우고 호텔 욕실에서 쓰러졌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남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자주 반복됐다.
미정씨는 “비틀비틀하면서 뭔가를 들고 왔다. 종이봉투에 말린 나물처럼 생긴 걸 들고 왔다. 그게 대마였다”고 말했다. 당시 남편 조씨는 아내 미정씨에게 대마 흡입을 인정했다.
조씨는 결국 대마에 중독됐고 급기야 가정 폭력을 행사하기 까지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정씨는 8년이 지나고 나서야 남편을 마약 흡입, 가정 폭력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마약 수사는 더뎠다. 미정씨는 올해 2월에 남편을 신고했지만 남편 조씨는 5월이 되서야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남편 조씨의 매형은 현직 검사, 이정섭 검사다. 제보자 강씨가 수사가 늦어진 배경에 의문을 품는 이유다. 남편의 집안은 경기도 용인에서 골프장 사업을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재력가 집안이다.
미정씨는 어느날 집의 도어락이 다 바뀌어 있고 벨을 눌러도 인기척이 없자 경찰을 불렀다. 경찰은 집에 있는 남편 조씨와 마주했고 이때 경찰은 마약 간이 검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이 지원요청을 하는 사이 조씨는 누군가와 통화를 했고 갑자기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경찰은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 추가 수사나 증거 확보 없이 그대로 철수했다.
이후 미정씨는 수서경찰서에 정식으로 남편을 고발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남편의 물건들도 증거로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은 미정씨의 증거를 받아주지 않았다.
미정씨는 “다 오염됐다고 안된다고 했다. ‘파이프는 자고 있는 사람 입을 열어서 침을 묻힐 수 있다’, ‘증거 조작 여지가 있다’, ‘머리카락도 무슨 처리를 해서 준 걸 수도 있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지 마약 수사 경찰의 입장은 달랐다. 경찰은 “남편의 유전자가 카트리지에 나올 수 있다. 그 자체가 소지죄가 될 수 있다. 수사가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수사에 진척이 없자 미정씨는 서울경찰서에 다시 고발을 했다.
사건은 다시 관할서인 수서경찰서로 내려왔지만 수사관이 계속 교체됐고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이 남편에게 소변, 모발을 제출받은 건 최초 신고에서 석달이 지난 시점이었다.
경찰 출동 사건 다음날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남편 조씨는 검사 대신 탈색을 했다. 3월 말에는 한 대학병원에 들러 마약 검사를 받았다. 해당 검사는 보통 보건관련직종 면허를 딸 때 필요한 검사로 대마 성분은 발견되지 않는다.
경찰 출석 일주일을 앞두고 제모를 한 정황도 발견됐다. 결제한 가격대를 보면 여러 부위를 제모한 것으로 보였다.
현직 마약 수사 경찰은 “통상적인 마약범들 수법이다. 수사기관에서 나를 수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내 몸에서 (마약 성분이)안 나올 때까지 한 몇 달 잠수를 탄다”고 전했다. 마약 수사가 ‘시간 싸움’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제작진은 조씨를 만나기로 했다. 골프장의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 임원으로 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MBC ‘PD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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