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5천?’.. 무려 그랜저 값에 팔린다는 경차, 그 정체 엄마들 난리
애스턴마틴 경차 ‘시그넷’
가격이 무려 5천만 원대
전 세계 150대밖에 없어
매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경차. 덩치가 작아 운전이 쉬운 데다가 가격, 유지비까지 저렴해 불황일 때 특히 잘 팔리는 세그먼트다. 그런데 가격이 기본 5천만 원대에서 시작하는 경차가 있다면 어떨까? 이걸 과연 누가 살까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실제로 영국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은 경차 모델인 ‘시그넷’을 한동안 판매한 바 있다.
가성비가 극악인만큼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놀랍게도 국내에서 해당 차량이 포착돼 눈길을 끈다.
토요타 iQ 기반으로 개발
어쩔 수 없이 만든 사연은?
지난 8일 네이버 카페 ‘남자들의 자동차’에는 국내에서 촬영된 애스턴마틴 시그넷 사진이 올라왔다. 시그넷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생산된 모델로 토요타 소형차 iQ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옛날부터 스포츠카를 전문으로 만들어 온 애스턴마틴이 갑자기 경차를 내놓은 이유는 뭘까? 애스턴마틴도 이런 차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각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전체 모델의 평균 배기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었다.
페라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 람보르기니와 포르쉐는 폭스바겐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었기에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독립 회사인 애스턴마틴은 코닉세그, 파가니처럼 극소량만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었기에 규제 면제 대상에 들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기에 배기가스 배출량 평균을 줄여줄 경차를 내놓는 방법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중화 기회로 삼았지만
예상보다 심각했던 판매량
토요타 iQ를 기반 삼았다고 하지만 사실상 배지 엔지니어링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차이가 적었다. 전후면 범퍼와 보닛, 로커 패널, 휠 등에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을 뿐 차체 금형은 동일했다. 실내 디자인은 가죽 내장재와 스티어링 휠 외에는 같은 부품을 사용했다. 파워트레인 역시 최고 출력 95마력의 1.3L 4기통 가솔린 엔진을 그대로 썼다.
반강제로 만든 모델이지만 애스턴마틴은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브랜드 대중화를 노려보기로 했다. 시그넷의 연간 목표 판매량을 4천 대로 잡았으며 전체 판매량이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처참했다. 2년 반 내내 150대밖에 팔리지 않은 것이다. 서민의 애스턴마틴이라는 오명을 막고자 자사 차량을 보유한 고객을 상대로만 판매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판매 부진의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가격이다.
시작 가격 5,200만 원
국내엔 3대뿐이라고
시그넷의 가격은 3만 1천 파운드(약 5,200만 원)부터 시작했으며, 블랙&화이트 에디션은 4만 파운드(약 6,700만 원)에 달했다. 당시 포르쉐 카이맨을 구매할 수도 있는 가격이었다. 그렇다고 토요타 iQ 대비 특별한 차별화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갑부들조차 시그넷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 와중에 놀라운 점은 이번에 포착된 차량을 포함해 국내에 시그넷이 2~3대가량 등록돼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정식 출시된 모델이 아닌 만큼 운송료, 인증 비용을 포함한 거액의 추가금을 지불하며 들여왔다고 볼 수 있겠다.
한편 기아 모닝 2세대의 헤드램프가 시그넷과 닮았다는 점에서 착안해 전면부를 시그넷처럼 보이게 만들어 주는 드레스업 파츠가 나오기도 했다. 차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금방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겠지만 나름 완성도가 괜찮다는 반응도 나온다. 네티즌들은 “이게 한국에 있다고?”. “돈이 어지간히 많은 사람인 듯”. “뒷모습이 좀 어색하네”. “중고차 가격은 얼마나 할까”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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