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꼴 날라”VS”원작과 별개의 작품”… 점입가경 ‘고려거란전쟁’ 사태
[TV리포트=이혜미 기자]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자와 KBS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는 자신의 소셜 계정에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 전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나도 이젠 부담 없이 공개해도 될 듯하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6월 경 (이 작품에)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내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 현종과 대립하면서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스토리’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전작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가 됐는데 결국 그 이야기는 원정왕후를 통해 어느 정도 살아남았다”라고 거듭 덧붙였다.
KBS 2TV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이래 흡입력 있는 전개와 철저한 고증으로 정통사극의 힘을 증명하며 순항했으나 최근 성군으로 알려진 현종에 대한 왜곡된 묘사로 논란에 휩싸였다.
길 작가 역시 이 점을 지적하자 ‘고려거란전쟁’을 집필 중인 이정우 작가는 “이 드라마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 ‘고려거란전쟁’은 KBS의 자체 기획으로 탄생했으며 처음부터 제목도 ‘고려거란전쟁’이었다.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않았고 근간을 이루지도 않았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나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면서 “시작부터 다른 길을 갔고 어느 장면 하나 일치하는 것이 없다.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라고 재차 설명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