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불이 난다는데.. 리콜 무려 8개월 미뤄졌다는 기아 전기차 정체
니로 HEV 화재 결함
최근 국내 리콜 확정
무려 8개월 지연됐다
자동차에서 안전상의 제조 결함이 확인됐을 때 시행하는 리콜. 화재와 같은 심각한 결함의 경우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리콜 조치가 중요하다. 하지만 기아는 니로 하이브리드 차량의 화재 발생 8개월이 지난 후에야 국내 리콜 날짜를 확정해 논란이다.
지난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기아는 해당 모델의 리콜을 이달 중으로 시행하겠다고 당국에 보고했다.
작년 8월 국토부에 최초 보고가 된 지 8개월여 만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작년 12월 리콜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신속히 리콜
국내 조치 지연된 이유는?
기아 니로 화재는 작년 7월 미국에서 처음 발생해 8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보고됐다. 조사 결과 외부에서 유입된 액체가 유압식 클러치 액추에이터(HCA) 내부의 회로 기판까지 침투한 것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HCA는 엔진과 전기 모터의 구동 모드 전환 시 엔진 동력 연결을 제어하는 부품이다. 해당 부품의 회로 기판이 오염되면 부식과 단락으로 이어져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
리콜 대상은 2016년 3월 21일~2021년 12월 22일 생산된 니로 하이브리드와 2017년 4월 25일~2020년 6월 29일 생산된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11만 1,307대다. 기아는 작년 8월 16일 국내에서도 화재 원인을 보고했으나 교체용 부품 수급 문제로 리콜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차주들의 항의가 빗발쳤음에도 미국 리콜 날짜 확정 전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자국 소비자가 봉이냐”
기아 측 입장은 이랬다
이에 니로 동호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국 소비자를 기만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네이버 동호회 카페에는 “톨게이트 앞에서 차가 갑자기 퍼져서 큰일나는 줄 알았다”며 “변속기가 다 타버렸더라. 언제까지 이런 위험을 감수해 가면서 차를 타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기아 측은 “시정 준비가 끝나지 않아 예상보다 리콜 시기가 늦어졌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시정 방법까지는 정해졌으나 서비스용 부품 준비 등으로 인해 시기가 늦춰졌다”며 “빠른 시일 내로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시행일이 확정되는 대로 리콜 대상 차량 소유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 처음 아니야
감시 기관 필요성 제기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에도 미국에서 화재 문제로 리콜을 시행한 적이 있었다. 세타 2 엔진을 얹은 현대차 쏘나타, 그랜저, 기아 스포티지 등이 해당됐으며, 미국 현지에서는 2015년 3월 리콜이 시행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내수형은 문제가 없다”며 조치가 없었으며, 1년 6개월이 지난 2017년 9월이 돼서야 리콜에 들어갔다. 그 사이에 국내에서는 세타 2 엔진 탑재 차량의 화재가 다수 발생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NHTSA의 결함 조사국(ODI)와 같은 기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차량 생산부터 결함, 시정 감독을 전담하는 정부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국토부나 현대차나 다 한 통 속인데 감시 기관이 있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제 내수 차별 없다고 말한 현대차 직원 어디 갔냐”. “돈 앞에선 사람 목숨도 파리 목숨”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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