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냐?” 태국전서 팬이 흔들던 ‘정몽규 나가’ 깃발 강제로 뺏은 경호원들
태국전 관중석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규탄하는 문구가 쓰인 깃발을 흔들던 팬이 관계자들에게 폭력적으로 제지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전에서 다소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무려 5만 명에 달하는 붉은악마가 모였다. 카타르 아시안컵의 여파를 뚫고 당당하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향한 5만 명의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정 회장도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눈살이 찌푸려지는 장면도 몇 번이나 포착됐다.
붉은악마는 지난 15일부터 기획한 대형 플래카드로 정 회장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경기 전 “KFA는 정몽규의 소유물”, “몽규가 있는 축협에게 미래는 없다”, “선수들을 제물로 삼는 축협 회장은 필요 없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이어 “정몽규 나가!”를 외치며 정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심지어 단체로 “정몽규 OUT”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특히 한 팬은 “정몽규 나가”라고 적힌 깃발을 휘두르다가 KFA 관계자들로 추정되는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했다. 경호원들은 떼로 무리를 지어 나타나 폭력적인 방식으로 팬에게서 깃발을 빼앗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현장에서 목격한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네티즌은 “강제로 경호가 깃발 가져가려고 하고 깃발 돌리던 아저씨는 몸 던져서 막으려 함. 현재 깃발 깃대도 부러진 것 같고 깃발은 압수당함”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사건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 해외 네티즌은 ‘X'(옛 트위터)에 당시 영상을 올리며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충격적인 영상에는 ‘정몽규 나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흔드는 팬과 멍하니 대기 중인 경기장 직원들 사이에 한 무리의 KFA 깡패들이 몰래 다가와 현수막을 폭력적으로 빼앗는 모습이 담겼다. 그들은 깃발의 주인에게 쫓기며 경기장을 뛰쳐나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소셜 미디어에서 댓글을 삭제하는 것과 직접 항의하고 표현할 권리를 물리적, 강제적으로 박탈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정말 터무니없다”라고 덧붙였다.
영상에는 깃발을 필사적으로 사수하려는 시민과 빼앗으려는 경호원들의 대치 상황이 담겼다. 적어도 5명은 넘어 보이는 경호원들은 깃발을 흔들던 시민에게 다가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갑자기 깃발을 낚아챈다. 이들은 시민의 몸을 붙잡고 폭력적으로 탄압한다. 결국 다수의 경호원에게 깃발을 빼앗긴 시민은 깃발과 함께 관중석을 떠나는 경호원을 쫓아간다.
이를 접한 ‘에펨코리아’ 네티즌들은 “요즘은 독재, 탄압이 유행인가”, “혼자 드니까 저러나 보네. 다음부터 열 명 이상이 같이 가서 들어보자”, “2024년 민주주의 국가 맞냐? 입틀막이 대세인가 봐”,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네. 이걸 탄압하네”, “확실하게 축구는 독재가 맞다”, “지금 뭐 7, 80년대야?”, “저거 강제로 저러면 안 되는데”, “무슨 권한으로 압수함?”, “북한이냐”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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