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화제의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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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7

SK·엔비디아 수장 만남
HBM 주요 거래처 확보
따라오는 삼성전자 의식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에 방문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와 만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제작하는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투입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품의 주요한 공급사로 유명하다. 최 회장은 이번 만남을 자신이 직접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 신제품이 엔비디아에 납품될 수 있다는 추측이 우후죽순 나오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HBM 주요 공급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자 실리콘밸리에 최 회장이 직접 방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최 회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황 CEO는 최 회장에게 선물로 전달한 엔비디아 소개 책자 첫 장에 “토니(최태원 회장의 영어 이름), 인류의 미래와 AI와 만들기 위한 우리의 파트너십을 위하여”라는 문장과 함께 사인을 남겼다. 최 회장은 황 CEO와의 만남을 “혁신의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4월 넷째 주 초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테크 기업 CEO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한 테크 기업 직원은 수행원 수십 명과 동행한 최 회장이 실리콘밸리 곳곳에서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엔비디아 외에도 최 회장이 HBM의 기술 및 경쟁력을 겨루고 있는 삼성전자를 전반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여러 테크 기업과의 만남을 추진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앞서 황 CEO는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 참여해 “삼성전자의 HBM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자에게 공개하고, 삼성전자 부스를 들러서 최신 HBM 제품에 ‘젠슨이 승인했다’는 사인을 직접 남기면서 삼성과의 협업을 기대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지금까지 반도체 시장에서 HBM 공급은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독점하고 있어, 삼성이라는 경쟁자가 늘어나면서 업계에선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패권을 챙기는 만큼 HBM이 반도체 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라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GTC 2024에서 젠슨 황이 삼성을 언급하자 주가가 5% 상승하는 등 엔비디아 수장의 움직임에 모두가 집중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해당 콘퍼런스에서 HBM3E 12단 실물 제품을 선보이면서 SK하이닉스의 턱 끝까지 쫓아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기존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이며, 미래 핵심 키워드인 AI, 고객 경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 또한 혁신을 이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찾아낼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더욱 보강해 나가겠다”고 업계의 관심에 대답했다.

더하여 지난 23일 삼성전자는 상반기 양산 예정을 알린 HBM3E 12단 D램을 AMD에 공급하기로 한 사실을 알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3E 12단 샘플을 여러 고객사에 제공한 바 있다. 공급 규모는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1,340억 원)다. 삼성전자는 HBM 구매 대가로 AMD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기로 체결했지만, 구체적인 GPU 제품 및 물량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