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없이 그룹 물려받은 SK회장 동생이 칼 갈고 있다는 프로젝트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프리IPO 상장 성공 전망
적자에 시달리는 SK온 살리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겐 동생 두 명이 있다. 다른 대기업 재벌 일가처럼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여동생 최기원 씨는 사회공헌사업을 담당하는 SK행복나눔재단의 이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남동생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만이 배터리산업의 계열사를 맡아 그룹을 성장시키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그룹을 키울 방안을 확고히 밀어붙이는 중이라고 한다.
최재원 부회장은 지난 24일 SK온 관훈사옥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SK온 상장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밝혔다.
SK온은 SK그룹의 핵심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배터리 사업 자회사다. 소형 휴대폰 배터리와 중대형 전기차용 배터리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달리 중대형 전기차용 배터리만을 생산하고 있다.
그룹은 지난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추진하며 2026년까지 상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리IPO는 회사가 향후 몇 년 이내에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자금유치 방식을 말한다.
다만 최 부회장은 “구체적 시기는 우리가 얼마나 상장할 준비를 갖췄는지, 거시 금융 환경은 어떠한 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SK온은 프리IPO를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추진했다.
SK온은 현재 적자에 시달리는 중이다. 영업손실은 2021년 3,137억, 2022년 1조 727억원, 지난해 5,818억원을 기록했다. 원인은 전기차 수요 감소 추세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최 부회장은 “SK온은 출범 이후 매년 어려움을 극복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며 “중장기적으로 각국 환경정책과 연비 규제, 전기차 라인업 및 충전 인프라 확대 등으로 지속적 성장이 나타날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수요 회복 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경영진과 구성원이 합심해 철저히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업계에선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SK온 살리기 해법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특히 최 회장은 평소 배터리 사업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BBC)사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을 정하고 오는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형의 도움 없이 상장을 성료하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을지에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SK그룹 형제들은 우애가 좋기로 유명하다.
최종건 창업주가 향년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이 그룹을 이어받았고, 최 선대회장엔 사망 후 장남 최재원 회장에게 경영권이 넘어갔다.
창업주의 아들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창원 의장이 불만을 품고 분쟁을 벌일 수 있었지만, 최신원 전 회장이 중재자로 나서며 다른 형제를 설득해 최태원 회장이 수장이 되도록 이끌었다고 한다.
몇 해 전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 부회장이 동시에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총수 공백’이라는 상황이 발생했을 땐 최신원 전 회장이 그룹의 안정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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