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손자에 수억 원 증여한 재계 13위 회장님…누구길래?
LS그룹 구자열 前 회장
재계 순위 13위 그룹
증여세 절감하려는 꼼수
삼성, SK, 현대, LG, 롯데, 한화, GS, 신세계 등 우리가 흔히 아는 기업들이 현재 국내 재계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잘 안 알려진 기업도 존재한다.
바로 재계 13위에 올라와 있는 LS그룹이다. LS 그룹은 친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범LG가의 기업이다.
LS그룹의 주력 사업은 전선, 전력 설비, 금속, 에너지 등 기간산업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B2B 사업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덜 알려져 있다.
LS그룹의 현 총수인 구자은 회장은 재계 안팎에서도 높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하는 조직 관리에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구자은 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조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당초 LG의 전기 관련 사업이 그룹에서 분리되어 나와 LS그룹을 만들었다. 이런 LS 그룹이 지난해 논란에 휩싸였다. 바로 생후 6개월이 된 손자에게 수십억 원대의 주식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손이 두 차례에 걸쳐 E1 주식 2,195주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자열 이사회 의장의 장손이 매수한 주식은 당시 종가 기준 1억 2,593만 원에 달했다.
구자열 회장의 손자는 구동휘 LS일렉트릭 대표이사 겸 비전 경영총괄 부사장의 아들로 지난해 2월 태어났다. 따라서 이 손자는 LS그룹 오너 일가 4세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승계가 더욱이 논란이 된 이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LS그룹의 오너일가는 앞서 어린 자녀나, 손자에게 주식 지분을 증여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바로 故 구태회 명예회장의 4남인 구자철 예스코홀딩스(LS그룹 계열사) 회장도 지난해 생후 6개월인 손자에게 예스코홀딩스 주식 1만 1,000주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어 구자철 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에 대한 증여세 납부를 위해 중부세무서에 예스코 홀딩스의 주식 3,220주를 납세 담보로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태회 명예회장의 3남인 故 구자명 LS MNM 회장이 지난 2011년 아들인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의 두 딸에게 각각 LS의 주식 8,650주를 증여한 점, 이후로도 지분을 꾸준히 늘려나간 점이 문제로 꼽힌다.
증여받은 주식 중 일부를 대신증권에 담보로 맡겨 약 22억 원의 대출을 받은 점을 보아 지분 확보에 대한 행보는 그치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코로나19의 여파로 LS그룹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도 대규모 주식 증여를 단행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증여 시점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점에 진행되었다는 것은 증여세 역시 큰 폭으로 절감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증여세 절감을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LS그룹의 오너일가가 지난 2020년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총 95만 9,000주 규모의 LS 주식을 증여한 것에 따라 오너일가가 가져간 배당금도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LS그룹의 구자열 회장이 두 딸에게 10만 주를, 구자홍 회장이 조카에게 6만 주를,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에게 12만 7,000주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10만 주를,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5만 주를 증여한 점만 봐도 친족 경영 행보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러한 LS그룹 오너 일가의 행보를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시기를 틈타 증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가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가격의 평균이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탈세 혹은 불법적인 증여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LS그룹이 증여세 감소를 노리고 증여를 진행했다 해도 향후 2개월간 주가가 급등할지, 급락할지 예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자 LS 그룹은 “오너 일가에 일어나는 증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밝히며 단지 증여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 단순히 주가가 내려갔다고 증여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LS 그룹 오너 일가가 어린 자녀들이나 태어난 지 몇 개월도 안 된 손자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것은 LS그룹의 2세 경영 체제가 끝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LS그룹의 구자은 회장이 오는 2030년 임기를 채우고 나서는 오너 3세 경영 체제가 진행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LS그룹이 사촌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부터 그룹을 떠나있는 구본웅 마음커뮤니케이션 대표를 제외하고 구동휘 부사장이 차기 회장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LS그룹이 사촌 경영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복잡한 지배구조에 따른 경영권 갈등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한편, 구자은 회장이 LS 그룹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사촌 경영이 막을 내릴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당초 오너 3세가 사촌 경영 체제로 이어질 경우 사촌을 넘어서 8촌 경영을 해야 하는 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8촌 경영 체제로 전환될 경우 회장직 후보 인원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던 LS그룹 내의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촌 경영 체제를 끝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향후 오너 3세 경영의 승기를 누가 잡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