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라인 이사회에서 쫓겨나는 신중호…일한 세월만 계산해보니
신중호 라인야후 CPO
내달 이사직에서 퇴임
라인 개발 착수한 ‘아버지’
최근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대해 라인야후 지분 정리를 요구하면서 라인을 일본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라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CPO(최고프로덕트책임자)가 이사직에 물러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8일 라인야후는 신중호 CPO가 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사직에서 물러나지만, CPO 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이사직 퇴단 시기는 다음달 18일이며, 이번 퇴임으로 이사회에 한국인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다만 라인야후는 신중호 CPO의 퇴임을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시도가 아닌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추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큐리티 거버넌스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사내 이사를 두명 줄이는 대신, 사외 이사를 한명을 늘린 것”이라며 “사외이사를 늘리자는 논의는 대주주들과 이전부터 이야기하던 사안이며, 그런 맥락에서 신 CPO가 이사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호 CPO는 10년 넘게 라인을 성장시켜 온 인물이기에 IT업계는 크게 놀란 듯하다.
1972년생 신중호 CPO는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석사 과정을 졸업한 뒤 1996년부터 3년간 연구개발정보센터 연구원을 지냈다. 이후 오즈테크놀러지 이사, 네오위즈 검색팀장, 검색엔진 업체 ‘첫눈’ 이사를 거쳤다. 특히 ‘첫눈’은 지난 2006년 네이버에 인수됐다.
네이버에 인수된 지 약 2년 후인 지난 2008년 라인의 전신인 NHN 재팬에 이사직을 맡았다. 이 시절 라인의 개발을 주도했다.
2011년 당시 라인 개발에 착수해 3개월 만에 서비스를 개시한 사례는 업계에 전설로 회자하곤 한다.
16년간 라인을 키운 인물로, 그 공을 높이 평가받아 라인의 3대주주였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3월 신 CPO는 보유하던 라인야후 스톡옵션 중 37.4%(약 3,163만주)를 포기했다.
한편 라인은 지난 2019년부터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계열사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의 합작법인 A홀딩스 밑으로 들어가 라인야후로 바뀌었다. 지난해 10월부터 A홀딩스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반반씩 나눠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네이버 클라우드가 사이버 공격으로 악성코드에 감염되어 라인야후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를 빌미로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두 차례 행정지도에 나섰다. 특히 두 번째 행정지도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도 재검토할 것을 라인야후에 지시했다.
이번 신 CPO마저 이사회에서 물러남에 따라 일본 정부의 지침이 사실상 네이버의 라인야후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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