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2의 사드’라 불리는 SM-3 도입 결정에 발칵…대체 뭐길래?
군 당국 SM-3 도입 결정
이란 미사일 요격 역량 검증
한·중 관계 ‘사드’ 수준 사안
최근 우리 군 당국이 해군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해 500~1,000㎞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를 도입하기로 했다.
SM-3는 대한민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못잖게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는 무기로 꼽히며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SM-3는 미국에서 개발된 제품으로 블록 1A 초기 모델을 기준으로 요격할 수 있는 고도가 100km에서 최고 300km에 달하며 최대 비행 사거리는 500km 안팎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SM-3가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일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3일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300여 기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감행할 때 이를 요격한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을 돕던 미군이 해상의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된 SM-3를 발사해 이란 탄도미사일을 3기 넘게 격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본 방위사업청이 지난 26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열고 SM-3를 국외구매(FMS) 방식으로 구매하는 내용의 사업추진 기본전략 안 등을 심의·의결한 것이다.
의결에 따라 SM-3 도입은 오는 2025년에서 2030년까지 진행되며, 사업의 총사업비는 8,039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말까지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사업추진계획의 적절성을 확인한 후 세부 방안을 검토해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SM-3는 현존하는 미국의 해상 미사일 방어 체계 중 최강의 위력을 자랑한다.
우주까지 뻗어나가는 사거리와 요격 고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블록 ⅠB의 경우 최대 사거리 700㎞와 최고 요격 고도 400㎞에 달하며, 블록 ⅡA의 경우 최대 사거리와 최고 요격 고도는 각각 2,500㎞와 1,500㎞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능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제한적으로 요격할 수 있으며,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초 SM-3의 도입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높은 각으로 발사할 경우 이를 요격할 수단이 한국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여러 번의 논의에도 불구하고 SM-3 사업은 방추위 안건에 오르지 못한 채 ‘장기 검토’ 상태로 돌려진 바 있다.
SM-3 도입 실패한 원인에 크게 작용한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의 존재다. 도입을 논의할 당시 각종 중국 언론은 SM-3를 ‘해상 사드’라고 비난하며 도입을 막기 위해 선동을 이어왔다.
심지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사드 체계 배치 이후 나빠진 한·중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수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는데, SM-3 도입 논의 무산이 그중 하나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의 존재 역시 SM-3 도입에 큰 문제로 작용했다. SM-3의 블록 2타입부터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했기 때문이다. SM-3를 도입하겠다고 군 당국이 밝힌 상태에서 어떤 종류를 구입하는지에 따라 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이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제품을 구입하게 될 경우 한국 정치와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극히 민감한 한국 정치와 사회를 생각했을 때 일본의 무기를 들여온다면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동조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떤 경우를 선택하든 군 당국은 중국과 일본 모두 연관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내외를 비롯한 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드의 경우는 40~150㎞ 고도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경북 성주에 한 개 포대가 배치된 것이 전부여서 한반도 전역 방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어 왔다.
SM-3의 도입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북한 미사일이 발사된 후 고점을 찍고 하강을 시작하는 ‘중간 단계’(고도 100km 이상)에서부터 요격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간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L-SAM, M-SAM, 패트리엇 등 종말단계 상층 및 하층 요격 무기로 여러 차례 여러 단계에서 요격을 시도할 수 있는 만큼 요격 기회가 더 늘어나 방어망 체계 구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SM-3의 도입이 한반도의 전장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북한 군이 한국을 공격할 때 쓰는 미사일이 주로 사거리가 짧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기 때문에 고도가 낮은 SRBM의 특성상 SM-3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우리 군의 SM-3 도입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로의 편입을 뜻한다며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방사청은 “SM-3 도입은 MD 체계와는 별개로 KAMD의 중간 단계를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SM-3의 군사적 효용성은 소요 검증을 통해 확보됐고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국형 SM-3를 직접 개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지난 2018년 군 당국이 SM-3급을 검토한다고 발언한 바 있기 때문에 SM-3의 단순 구매 운용이 아닌 SM-3 수준으로 개발한 미사일을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SM-3급 미사일에 필요한 우주과학 기초공업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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