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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내부 공기, 난연제로 오염…발암 위험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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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차량 내 공기가 난연제에 의해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 FMVSS 302)에 따라 난연제(Flame retardants)를 사용하는 자동차 중 2015년 이후의 최신 모델들이 차량 내 공기가 난연제에 의해 오염되어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환경 과학 &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실렸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난연제 노출은 신경학적 이상, 내분비계 장애, 그리고 암 관련 사망 등 각종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다.

듀크 대학(Duke University)의 연구팀과 그린 사이언스 정책연구소(Green Science Policy Institute)는 2015년 이후의 최신 자동차 모델을 소유한 미국 시민 101명을 모집한 뒤 참여자들의 자동차 백미러(Rearview mirror)에 실리콘 샘플러를 달아 차량 내 공기 오염물을 측정하고자 했다.

측정 결과, 차량 내 공기 중에 가장 많았던 난연제는 유기인산 에스터(OPEs)로, OPE는 난연제와 가소제(plasticizer)로 많이 사용되는 물질이다. 특히 차량 내부 공기에서 측정된 OPE 가운데 ‘TCIPP(Tris(1-chloro-isopropyl) phosphate)’가 99%를 차지했는데, TCIPP는 자동차 좌석 폼에서 발견되는 핵심적인 난연제이다.

연구팀은 자동차 지붕과 좌석의 폼(foam), 그리고 대시보드 내 전자기기들에 OPE가 포함된 플라스틱 물질들이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집 또는 건물 내부와 달리 비교적 공간이 좁은 차량 내부에서는 플라스틱 화합물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더해 그들은 TCIPP가 인체 발암물질인 TDCIPP의 가까운 사촌으로, 최신 역학 조사 및 독성 연구에 의하면 TCIPP도 고농도로 노출되면 신경독성을 유발하고, 갑상선 호르몬 조절을 방해하며,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량 내부 공기 중 난연제 수치는 겨울보다 여름에 2~5배가량 높았으며, 특히 폼에 TCIPP가 포함된 자동차는 여름과 겨울의 평균 공기 오염물질 농도가 각각 9배와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고온 환경에서 플라스틱으로부터 화학 물질이 많이 방출되므로 따뜻한 지역에 주차된 차량일수록 차량 공기 중 화학 물질 농도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자동차에 탑승하면서 고농도의 난연제가 포함된 공기를 들이마시면 건강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그들은 자동차 난연제가 각종 독성 물질과 연기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에 반해, 난연제가 차량 화재 생존율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고 꼬집었다.

차량 내 난연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에 차량 내 공기를 환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그늘에 주차하거나 선바이저(Sun visor)를 이용해 차량 내부 온도를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탑승하기 전에는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자동차에는 내부 온도 조절을 위해 내부 공기를 재순환(recirculate)하거나 외부 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이 있는데, 유해 물질 노출을 줄이려면 재순환 기능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임상에서 환경적 위험요인이 암에 미치는 절대적인 위험성을 규정하기 어렵지만, 유해 환경 물질에 대한 노출이 인간에 끼치는 영향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연구에서 그치지 않고, 자동차 부품 규제를 최신화하거나 유해 화합물이 포함되지 않은 대체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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