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다녀간 뒤 착해진 지역축제…바가지요금 얼마나 덜어냈길래
제94회 남원 춘향제
‘바가지’ 없는 착한 가격 화제
백종원 대표의 컨설팅 효과
지난해 ‘바가지 요금’으로 한바탕 뭇매를 맞은 지역축제가 백종원의 손길로 올해 ‘착한 축제’라는 평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 10일 개막한 전북 남원의 전통 지역 축제인 ‘제94회 남원 춘향제’ 음식 요금이 화제다.
이날 춘향제를 다녀온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후기를 올리며 음식 요금을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통닭은 1만 5,000원, 국밥은 6,000원, 부추장떡 3,000원, 잔치국수 4,000원 등이며 막걸리는 2,000원이다
한 누리꾼은 “비빔국수 2개, 참나물 부추장떡 1장, 추어어죽 1개, 국밥 1개, 막걸리 3병에 2만 9,000원 냈다”며 푸짐한 한상 차림 사진을 공유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키오스크로 주문받아서 카드 결제한다고 눈치 볼 일도 없다”고 현금 결제만 받던 지역축제 악습과 비교했다.
지난해 춘향제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바가지’ 행태로 논란이 된 바 있었다.
당시 통돼지 바비큐라는 메뉴는 반 접시짜리로 보이는 고기 몇 점이 올라간 음식이었는데도 가격이 무려 4만원이었다. 1만 8,000원짜리 해물파전 메뉴는 크게 두 조각 정도로 보이는 적은 양이 나왔다. 1인분 겨우 넘어 보이는 곱창볶음도 2만 5,000원이었다.
1년 사이에 춘향제는 어떻게 가격을 잡은 것일까? 바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컨설팅 덕분이었다.
지난 3월 남원시는 이번 춘향제의 안전하고 합리적인 먹거리 제공을 위해 백종원 대표와 손잡았다.
이들은 축제 먹거리 부스 운영자 선정 후 일대일 컨설팅 교육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백종원의 유튜브 영상에 담겼다. 백 대표는 지난 2일 ‘남원 춘향제- 바가지요금의 성지, 그곳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리며 “몇몇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저평가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원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백 대표는 바가지요금의 원인으로 ‘자릿세’를 지적하면서 “우리가 들어갈 축제엔 절대 자릿세가 없다”며 “지역과 특산물을 알려 해당 지역에 다시 찾아올 만한 즐거움을 주자는 게 모토”라고 전했다.
이에 먹거리 부스 현장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됐다. 또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함께 운영했다.
백종원 대표는 남원 춘향제만을 위한 특색 메뉴도 개발했다.
그는 남원에서 나는 추어탕과 멜론, 파프리카, 검은 돼지흑돈 등 고품질 신선 농축산물에 요리 노하우를 결합한 특별한 메뉴를 개발해 방문객을 만족시켰다.
남원시는 이번 축제 종료 후 방문객 수 등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가 “방문하신 분들의 평가가 정말 좋다. (시민들이) 맛과 가격에 모두 만족하고 계신 것 같다”며 “행사 마지막까지 철저히 관리·점검해서 지난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종원 대표는 지난해 예산시장 부흥 프로젝트 성공 후 전국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홍성군, 금산군 등과 협업해 위생적이고 양심적인 지역축제를 성료시켰다.
다만 주로 지역축제를 돌아다니며 음식을 파는 외지 상인들은 “백종원 때문에 다 망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백종원이가 문제다. 서로 같이 살아야 하는데 한쪽만 살리니까 그 옆에는 다 죽어버렸다”, “백종원 간판이 있으니까 저쪽으로 사람들이 아무래도 많이 간다” 등 볼만을 호소했다.
다만 백 대표는 이에 대해 “지역 축제의 명맥이 살아있을 때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외면받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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