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창업’으로 소문났던 사업…이젠 ‘흉물’ 소리 듣고있죠
폐업 주유소 증가
전기차 등 시장 변화로 쇠락
폐업 비용도 1억원대에 방치 문제
한때 ’고수익 창업‘으로 인기를 끌었던 주유소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 주유소는 이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
주유소 창업은 우선 높 비용이 필요하고 조건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토지 비용은 별도이며 공사비는 3억원, 건물 건설비는 1억 5,000만원 등 최소 4억 5,000만원이 들어간다.
하지만 고수익이 보장된 사업이었다. 자동차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주유 수요도 덩달아 높아져 떼돈을 모을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1만 2,000곳을 넘어선 이후 2010년 1만 3,004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전기·수소·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요가 높아지고 싸게 기름을 공급받는 알뜰 주유소와의 출혈 경쟁까지 겹치면서 주유소 사업은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한국석유공사·한국석유관리원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매년 500개 넘는 주유소가 휴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주유소는 1만 1,023개로 집계됐는데, 이는 주유소 현황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03년(1만849개)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문제는 폐업 비용마저 비싸 방치되고 주유소가 많다는 것이다. 이 주유소들의 주유기에는 먼지가 쌓여 녹이 슬었거나 간판은 떨어져 있고, 기름을 넣던 곳에는 창고에나 쌓여 있어야 할 물품들이 놓여 있다고 한다. 국도변의 한 주유소는 깨진 콘크리트가 곳곳에 가득 쌓인 채 시건장치 조차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좀비 주유소‘라 부르기도 한다.
지하에는 유류 저장 탱크도 그대로 있어 토양오염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만약 기름이 유출되어 지하수로 흘러간다면 식수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또 관리 미흡으로 인한 폭발사고 우려까지 있다.
주유소는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폐업을 하기 전 토양을 복구하고 오염물이 검출되지 않아야 시설물 폐쇄할 수 있는데, 이러한 작업을 거치는 데 철거비용과 토양정화비용이 각각 7,500만원씩 총 1억 5,000만원을 들야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폐업 주유소를 물류 창고 등으로 고쳐 유통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폐업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유소가 제대로 폐업할 수 있게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원사업을 할 공제조합의 설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주유소 폐업을 지원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편 이러한 좀비 주유소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기차·수소차 등이 늘면서 2040년까지 전국 주유소 8,000여곳이 퇴출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주유소나 LPG 충전소 등 연료소매업 사업체 수는 2022년 기준 228개에서 2030년 199개로 약 87%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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