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류탄 훈련中 사망…연습용vs실전용 논란, 10년 전에도 있었다
2014 해병대 수류탄 폭발
위험성 고려해 ‘연습용’ 사용
강군 육성 목적 ‘실전용’ 사용
지난 21일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부사관 1명이 중상을 입은 소식이 전해지며 군 당국이 발칵 뒤집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세종시 소재의 육군 32사단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진행 도중 사고가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고로 훈련을 받던 A 훈련병이 심정지 상태로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훈련을 지휘하던 소대장 B 상사는 손과 팔 등에 중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대장 B 씨의 경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숨진 훈련병과 소대장은 모두 방탄복과 방탄모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이어 육군 제32사단은 세종경찰청을 비롯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민간 수사기관과 현장 감식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군부대 내에서 사망사고가 났을 경우 지난 2021년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민간 경찰이 수사를 할 수 있다.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군당국과 경찰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A 씨가 안전핀을 제거한 뒤 수류탄을 던지지 않은 채 손에 들고 있다 폭발한 것으로 추정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된 소대장 B 씨는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파악됐으며. 수사 당국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사고 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수류탄 투척 훈련의 경우 신병 교육 5주 차에 진행되며, 사망한 훈련병의 경우 일주일 뒤 수료식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안타까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고로 인해 육군본부는 사고의 원인이 정확하게 규명될 때까지 실제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을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인해 군부대 곳곳에서 불안감과 공포가 확산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류탄 폭발 사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육군 본부가 앞서 내린 방책 중 하나인 연습용 수류탄 사용에 대해서는 10년 전인 지난 2014년 이미 대두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4년 경북 포항시의 해병대에서 19살 박 모 훈련병이 수류탄 투척 훈련을 하던 중 손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 훈련병은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해병대 교육훈련단의 수류탄 투척 훈련장에서 오른손에 있던 수류탄이 갑작스럽게 터지며, 오른쪽 손목이 떨어져 나가 긴급 후송됐으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년 뒤인 지난 2015년 육군 신병교육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실제 수류탄을 사용한 훈련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사고로 인해 대구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폭발 사고로 교관 1명이 사망했고 훈련병은 손목이 절단되는 상처를 입었으며 이후 군은 실제 수류탄 대신 연습용 수류탄으로 훈련을 진행했지만 지난 2019년 1월 1일부터 실제 수류탄을 사용한 훈련을 재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04년 전북 전주시 육군 모 부대 신병교육대 수류탄 투척 훈련장에서도 수류탄이 터지는 사고로 김범수 대위가 숨졌으며, 지난 2002년 경기도 포천시 육군 모 부대 신교대 훈련장에서도 훈련받던 홍 모 이병이 수류탄 폭발 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교대에서 수류탄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갓 입대한 훈련병들이 극도로 긴장하는 상황에서 실수로 안전핀을 뽑고 던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거나, 안전 손잡이를 실수로 놓치는 바람에 손에서 터지는 일들이 생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속해서 발생하는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방책으로 지난 2006년 군 당국은 흙이 주성분으로 만들어진 연습용 수류탄을 보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군 관계자들이 강군 육성을 위해서는 실전용 수류탄을 던지지 않는 훈련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하며 지난 2019년 군 당국은 실전용 수류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입장차는 팽팽하게 대립했으며 결국 연습용 수류탄으로 훈련을 이어오다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자 실전용 수류탄을 이용한 훈련으로 다시 바뀌었다.
한편, 한국 외에 수류탄 훈련을 실시하는 국가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이스라엘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국가는 훈련 시 모두 실전용 수류탄을 사용하며 기본적인 수류탄의 구조와 기능을 배우고, 실전 투척 과정까지 모두 기본 전투 훈련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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