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모래 ‘마약’으로 착각해 무고한 시민 머그샷 찍고 구속했다가 망신 당한 경찰들
마약 소지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머그샷을 찍으면서도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던 남성.
한때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 남성의 사연이 최근 온라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2017년 당시 24살이던 로스 르보(Ross Lebeau)다.
텍사스주 사이프러스에 거주하던 르보는 2016년 12월 5일 오후 4시 30분께 휴스턴 교외의 사이프러스에서 신호를 받지 않고 우회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걸렸다.
이때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은 르보의 차에서 강한 마리화나 냄새를 맡았다며 차량 조사를 요구했다.
르보는 차량 콘솔에 마리화나를 보관했다고 인정했다. 그런데 경찰은 그의 차에서 작은 마리화나 봉지 외에도 정체불명 물질을 발견했다.
경찰은 커다란 결정 형태의 물질을 메스암페타민(필로폰)으로 추정했다.
르보는 자신의 차에서 나온 물질에 대해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약이 아님은 확실했기에 결백함을 끊임없이 주장했다.
경찰은 두 번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고 해당 물질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자, 252g의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르보를 체포됐다.
르보는 그대로 경찰서로 연행된 뒤 머그샷을 촬영하고 지문까지 찍었다.
3일간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그는 5만 달러(한화 약 6,801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서야 풀려났다.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마약 사범 검거에 대해 자랑했다. 하지만 이는 경찰의 실수였다.
며칠 뒤 르보의 차량에서 나온 정체 모를 물질에 대한 법의학연구소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메스암페타민도, 다른 마약도 아닌 그가 창문 유리 김서림 제거용으로 쓰려고 보관해 둔 고양이 모래로 확인됐다.
르보는 “아버지가 하나는 제 차에 두고 다른 하나는 여동생에게 주었다. 창문에 김이 서리는 것을 막아준다고 하더라. 깜빡 잊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해리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성명을 내고 “이 사건과 관련해 보안관들은 기본 절차를 따랐다. 확립된 절차에 따라 법의학연구소에 제출되었고 메스암페타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고 혐의는 기각됐다”라고 전했다.
안타깝게도 르보는 체포 소식이 온라인에 확산된 이후 직장에 결근해야 했으며 동료들이 ‘마약왕’이라는 별명까지 지어 불렀다고 토로했다.
이후 르보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그의 머그샷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머그샷 속 르보는 결백하다는 듯 미소를 띤 모습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진짜 평온하고 온화해 보인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질 듯”, “머그샷 찍는 순간 저 표정으로 보고 알아챘어야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르보가 경찰의 실수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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