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똥물로 만든 물…’삼다수’ 뒤흔든 악플, 책임은 누가지나요?
제주 양돈농가 축산분뇨
삼다수 향한 비방과 루머
기업 이미지 피해 처벌 방안
생수 업계 1위 기업으로 알려진 ‘삼다수’가 악플로 인한 기업 브랜드 이미지 손상이 막대한 수준을 넘어가며, 도를 넘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악플러들이 특정 기업의 브랜드나 제품들을 근거 없이 비방하거나 잘못된 사실을 알리며 건강한 기업을 망치는 등의 행위는 명예훼손과 같은 혐의 인정이 가능하나 온라인상에서는 ‘아니면 말고’ 식의 음해성 루머가 낙인처럼 찍히며 기업의 건전한 영위를 방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루머의 시작은 지난 2017년 제주 일부 양돈농가에서 축산 분뇨를 야산에 불법 투기한 사실이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축산 분뇨 불법 투기 사건을 빌미로 제주 소재 생수 기업인 삼다수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과 잘못된 루머가 퍼진 것이다.
악플러들은 ‘돼지 똥물’ 등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마치 불법으로 버려진 분뇨가 해당 생수에 직접 영향을 미칠 지경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악플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삼다수는 이에 맞서 불법으로 분뇨가 버려진 지역과 삼다수 취수원의 거리가 상당하다는 점과, 삼다수의 수질 관리 과정이 공개하며 대응에 나섰다. 당시 논란은 잠재워졌으나, 이에 따라 삼다수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손해 수준은 추정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처럼 온오프라인에서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자극적인 표현과 과장을 당연시하는 ‘말의 공격’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 없이 무조건 대기업을 향한 무차별적 비방으로 인해, 법과 여론은 대기업이 아닌 악플러들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되, 사실 왜곡과 혐오 표현 등으로 기업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거론된다.
당초 ‘표현의 자유’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서 갖는 힘이 막대하다. 실제로 유명 연예인이 악성 댓글로 인해 목숨을 끊는 일은, 우리 사회에서 꽤 자주 일어나고 있으며 기업 역시 근거 없는 악플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와 경영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일례로 한 시위자가 기업의 앞에서 확성기를 이용한 소음 피해와 허위 사실과 혐오 표현들로 가득 찬 불법 현수막과 천막들을 내걸고 시위를 해도, 경찰과 지자체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하는 시위자 앞에 미온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악성 댓글로 인한 사회적 문제 발생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규제 강화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으나,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에 법안 논의는 지지부진했고 21대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 됐다. 21대 국회에서 3년 전 법안 소관 상임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인터넷 준 실명제’ 법안은 진전 없이 폐기된 바 있으며, 이는 책임감을 가지고 댓글을 쓰자는 취지로 작성자의 ID를 공개하자는 법안으로 알려졌다.
현재 헌법 21조 1항과 22조 1항은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으며 동시에 21조 4항은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기업은 악플러의 브랜드 이미지 손상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해도, 이미 망가진 기업 이미지를 되돌릴 길은 없는 것이다. 심한 경우 표현의 자유가 정당한 이유 없기 기업을 폐업으로 몰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불법·탈법 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넘어선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며 “다가오는 22대 국회에서는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 과도한 표현의 자유로 인해 침해를 받는 국민과 기업의 명예·권리 보호에 주목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법령 개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악플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나타나는 사이버 폭력 범죄는 지난 2014년 이후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4년 8,880건에 달했던 사이버 폭력 범죄 사건은 2022년 기준 2만 9,258건으로 약 3.3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위 사실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의 경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2항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익명이라는 온라인상의 ‘표현의 자유’를 악용해 타인의 명예에 타격을 입힐 경우,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 이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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