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와 이재용이 5번이나 찾았다는 ‘경기도의 한 장소’…어디길래?
이병철 호암미술관
작품 2만 3,000여 점 기증
3대에 걸친 미술품 사랑
삼성그룹은 3대에 걸쳐 미술품 사랑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VIP 귀빈과 함께 경기도의 한 장소를 다섯 번이나 찾았다. 내로라하는 귀빈 방문의 필수코스가 된 ‘이곳’은 어디일까? 바로 호암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기획전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기획전으로, 한국·일본·중국 등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조명한 세계 최초의 전시로 확인됐다.
해당 기획전은 지난 3월 27일 개막한 이후 지난달까지 총 6만 명의 관람객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평균 1,000여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시를 본 관람객들은 불교 미술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공간 연출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미술관 측은 공간 연출의 배경에 대해 “곡선과 대각선을 활용한 공간 연출, 그리고 철근을 활용해 현대적인 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를 위해 故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도 호암미술관으로 옮겨졌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어머니 은혜를 판화로 표현한 작품인데, 불교 미술사에서 여성이 중시된 흔치 않은 사례로 유명하다.
전시가 진행된 호암미술관은 국내를 비롯한 일본·미국·영국·독일 등으로 흩어진 27개 불화·불상 등을 대여했으며,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영국 박물관 등에 가야 볼 수 있었던 한·중·일 작품들도 50점 이상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1400년 전 7세기 무렵 작품 ‘금동 관음보살 입상’을 전시했는데, ‘백제의 미소’ 별칭으로 불리는 해당 불상은 해방 후 일본으로 반출돼 95년 만에 처음 국내에서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공개된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용도로 썼던 상자 ‘나전 국 당초문 경함’은 13세기 고려 나전칠기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전 세계 단 6점만 남아있어 희소성이 높다. 전시에 활용된 작품들은 모두 일본, 영국 등 해외 기관·개인 소유로 이번 전시가 종료되고 소장처로 돌아가면 다시 볼 날을 기약하기 어려운 작품이라 관람객이 몰려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호암미술관 측 관계자는 “고미술품은 빌려오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누차 강조하며 5년의 세월을 들인 이번 전시가 미술관 측에서도 특별한 전시임을 밝혔다.
이재용 회장의 방문에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해외 VIP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가는 한국 고유의 미와 예술에 애정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전시가 이루어진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이병철 명예회장이 ‘민족문화의 유산은 모두의 유산’이라는 소신을 담아 1987년 개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건희 선대 회장은 지난 2004년 문을 연 리움미술관을 한국 미술계의 메카로 키워낸 바 있다. 삼성가의 3대인 이재용 회장은 부친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작품을 국가에 기증하기로 하며 창업 회장과 선대 회장의 철학을 계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이건희 회장이 수십 년간 모은 작품 2만 3,000여 점을 국가에 기증하며, 우리 문화재와 미술품에 대한 사랑의 뜻을 국민과 함께 나눴으면 한다는 고인의 유지를 따랐다.
예술계에서는 이번 전시 역시 삼성가의 ‘예술품 사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어 해당 전시가 불교미술 전시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긍정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곡선으로 연출한 관음보살도 공간과 직선으로 구획된 백자 불상(백자 백의 관음보살 입상) 공간이 이어지는 연출이 현대미술 전시장을 보는 것처럼 신선했다”고 밝히며 “한곳에서 보기 힘든 불교미술의 명품들”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호암미술관에 함께 방문한 주요 외빈들을 상대로 비즈니스 미팅 등을 진행하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 한국 문화와 예술 발전에 대한 삼성의 노력과 기여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전시에 미술 애호가로 유명한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이 방문해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여러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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