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천만원 인출하면 국세청에 통보되나요?”질문에 대한 진실
고액 현금 거래 보고 제도
국세청·검찰 거래 명세 열람
국민 반응은 부정적
하루에 1,000만 원 이상 현금을 찾지 말라는 내용이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면서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은행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 의심 등으로 1,000만 원 이상의 거액을 인출할 경우 은행원이 현금 사용 용도를 묻기도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퍼지고 있지만, 새롭게 시행되는 사안은 아니다.
그렇다면 은행에서 한 번에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한 번에 출금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9년 6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고액 현금 거래 보고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는 1거래일 동안 1천만 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하거나 입금할 경우 거래자의 신원을 비롯해 거래일시, 거래액이 자동 보고되는 시스템이다.
금융정보분석원 측에 따르면 이와 같은 제도는 자금 세탁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갑자기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서를 받은 이들은 당황스러운 내색을 보였다.
한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20년 금융당국으로부터 ‘고액 현금거래 정보의 제공 사실 통보서’라는 문서를 전달받았다. 이 문서에는 단순 세무 행정 활용을 목적으로, 금융정보분석원을 통해 금융거래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또 이와 같은 내용은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근거하여 통보한다고 전했다. 이 문서에는 A 씨가 과거 이용한 하루 2,000만 원 이상의 현금거래 명세와 1,000만 원 이상의 현금거래 명세를 제공받았다고 명기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구체적인 범죄 혐의도 없이 국세청이 개인의 금융거래 명세를 봐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개업하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고액 현금거래 정보의 제공 사실 통보서’를 받는 이들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국민의 불편함 호소에 금융정보분석원은 “해당 내용은 고액 현금거래 정보의 제공 사실을 단순히 알리는 것이다”라며 “어떠한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고액현금거래보고제도를 이용하는 국가가 있다. 해당 국가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과 동일하게 기준 금액을 1,000만 원으로 운용하고 있다. 만약 금융정보분석원이 보고된 거래 명세가 의심스럽거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국세청이나 검찰 등에 해당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일반인에 대한 금융 거래 정보를 국가에서 함부로 정보 이동을 해도 되냐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은 일반인의 금융 거래 정보를 전달해 놓고 통지서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러한 걱정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은 이르면 올해부터 검찰이나 국세청이 1,000만 원 이상의 현금 거래 정보를 들여다본 경우 이 사실을 우편이 아닌 카카오톡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총 9,000만 원의 사업비를 통해 모바일 전자고지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국민들은 편리하게 자신의 금융 거래 정보 이용 명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네이버 알림이나 통신사 문자로도 고지받을 수 있다.
한편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금융거래 한도 제한 제도’에 대해서도 비판받고 있다. 이는 대포 통장 등의 금융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1거래일 동안 창구 출금 한도를 100만 원에, ATM을 비롯해 모바일뱅킹, 인터넷뱅킹에서는 1거래일 동안 30만 원까지 제한된다. 특히 새로 통장을 개설하는 이들은 가장 불편한 제도기도 했다.
한도 제한 계좌를 일반 계좌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법인일 경우 물품공급계약서, 부가가치세증명원 등의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개인일 경우 재직증명서, 급여명세표,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의 증빙서류를 은행에 제출해야 한다.
업무 특성상 자영업자는 통장을 많이 개설할 수밖에 없어 많은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 지난해 규제심판부에서와 금융위원회 등은 ‘신규 계좌 이체 및 출금 제한 합리적 개선’을 목표로 국민 불편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5월부터 이체 및 출금 한도가 상향됐다. 인터넷뱅킹 및 ATM을 통해 현금거래를 할 경우 100만 원까지, 창구 거래는 300만 원까지 금융거래가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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