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때문에 파업 선언한 삼전 노조…경쟁사 TSMC와 비교해 보니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평균 연봉 1억 2,000만 원
TSMC 7,800만 원 선 연봉
최근 반도체 위기론에 휩싸인 삼성전자의 최대 노동조합이 창사 이해 첫 파업을 선언하며 노조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단체 연차 사용 방식으로 파업 선언에 따른 첫 연가 투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공식화한 전삼노는 삼성전자 창사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을 선언하며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당시 전삼노 관계자는 “사측이 교섭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아 즉각 파업에 임한다”며 “모든 책임은 노조를 무시하는 사측에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첫 행보는 연가 투쟁으로 1호 파업 지침으로 조합원들이 지난 7일 단체 연차 사용을 요청한 것이다. 이어 현재 소극적인 파업이 단계를 밟아가며 총파업까지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전삼노와 사측의 갈등은 지난 1월부터 8차례 본교섭을 포함한 9차례 교섭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3차 조정 회의까지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파업을 선언하기 전 마지막 교섭으로 알려진 8번째 본교섭에서도 전삼노가 요구한 사측의 인사 2명의 교섭 배제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파행을 맞았다.
사측과 전삼노 사이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 폭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삼성전자 측은 전삼노 교섭과 별개로 노사협의회와 임금 조정 협의를 거쳐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을 5.1%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삼노 측은 이런 임금 인상 폭을 수용하지 못하고 중노위 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 확보에 나섰다.
여기에 성과급도 또 하나의 쟁점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이 15조 원에 이르는 적자로 성과급을 받지 못하면서 불만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삼노 측은 이런 이유를 바탕으로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가 지난 7일 첫 연가 파업을 진행한 가운데 이 파업이 확대되어 대대적 파업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의 극심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삼노의 조합원은 약 2만 8,400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 대부분이 반도체 담당으로 알려지며 DS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선언 이후 각 언론사에서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칼럼이 속속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으며, 반도체 업계의 경우 “안 그래도 불황인데, 지금 이래야 하나”와 같은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의 반도체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라인이 멈출 수도 있는 전례 없는 상황에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지난 수년간 극심한 불황에서 겨우 벗어나며 호황에 가까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노조의 강성투쟁으로 이 반도체 호황에 영향을 줄 것이란 시각이다. 이들의 파업이 연봉과 성과금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이들은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2,000만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업계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이보다 적은 연봉을 받고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중소기업 근로자보다 너무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쟁사 중 하나인 TSMC 직원의 평균 연봉은 약 7,800만 원 수준이다. TSMC는 글로벌 최대의 파운드리 업체로,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53.6%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곳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16.3%에 불과하다. 당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늘렸으나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삼노의 경우 평균 연봉이 1억 2,000만 원가량이지만, 노조원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선언했다. 경쟁사이자 삼성전자보다 높은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TSMC의 경우 무노조로 이루어지며, 이들보다 소폭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시장에서는 전삼노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한편, 최근 TSMC는 인공지능(AI) 침의 파운드리 가격 인상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이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TSMC는 파운드리 수익성을 올려 연구개발(R&D) 및 첨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따라 TSMC와 경쟁을 벌이고 있던 삼성전자는 TSMC의 수익성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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