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세 번 죽였다는 ‘일명 노쇼 변호사’, 처벌은 고작…
권경애 변호사 처벌
피해 모친 5,000만 원 배상
극단적 ‘노쇼’ 등 불성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숨진 학생의 사건에 여러 차례 불출석해 패소하게 된 권경애 변호사를 상대로 피해자 유족 측이 낸 소송의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재판부는 권경애 변호사가 의뢰인인 피해 학생의 모친에게 5,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폭으로 피해를 본 유가족이 제기한 권경애 변호사의 불성실한 업무 처리에 이은 피해가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5단독 노한동판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피해 학생의 모친 이기철 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을 내렸다. 이어 “권경애 변호사와 법무법인은 공동해 5,0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밝혔다. 이는 피해자의 모친인 이기철 씨가 청구한 2억 원 중 4분의 1만 인정한 판결이며, 더불어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2명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주목됐다.
당초 피해자의 모친은 권경애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했을 때 예상되는 승소 금액 등 재산상 손해 1억 원과 위자료 1억 원을 합해 총 2억 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는 “(학폭 소송 2심에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1심의 판단을 뒤집기 부족하다”라고 평가하며 “승소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승소 개연성 여부를 떠나 재판부는 모친인 이 씨가 받은 정신적 고통을 고려해 위자료 일부인 5,000만 원을 인정하며, 법무법인 해미르에 대해서는 권 변호사와 연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쇼 변호사’라는 별칭답게 권경애 변호사는 이날 선고에도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당 재판이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출석 의무가 없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권경애 변호사에게 ‘노쇼 변호사’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는 학교폭력 피해로 숨진 박 모 양의 원한을 풀 소송을 맡았다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원한을 풀 기회를 날렸기 때문이다. 해당 재판은 지난 2015년 중·고등학교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은광여자고등학교 1학년 박 모 양의 유족이 서울특별시교육청, 학교법인, 학교폭력 가해자 등을 상대로 2016년부터 진행 중이던 민사소송에 대해 유족의 법률대리인이었던 권경애 변호사가 별다른 상의도 없이 3번의 항소심 기일에 모두 불참해 유족이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해당 사건의 시발점인 박 모 양은 지난 2012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등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2015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의 죽음에 모친인 이기철 씨는 2016년 권 변호사에게 소송을 위임해 학교법인과 가해 학생 부모 등 3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실제 1심에서는 5억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에 접어들며 매우 불성실한 태도로 재판에 임하며 패소하게 된 것이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재판의 양쪽 당사자가 3회 이상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경애 변호사가 항소심 기일에 3회 이상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2심은 원고인 이 씨가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봤고 원고 패소로 판결하게 됐다. 피해자의 모친인 이 씨는 패소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상고 기한을 놓쳐 상고도 하지 못했고, 결국 패소 판결이 확정되며 일부 승소였던 1심 판결마저 지키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4월 총 2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권경애 변호사를 향해 제기했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 이후 이 씨는 분통을 터트린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에 출석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씨는 “선고를 제대로 듣기는 했는지 혼미할 지경으로 이 재판을 왜 했는지 너무 실망이 크다”고 밝히며 “5,000만 원이 기존 판례에 비해 큰 금액이라 말할 텐데, 참 멋지시다. 대단한 법정이고 대단한 법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여기에 덧붙여 “권 변호사는 지난해 4월 마지막 통화에서 ‘민폐를 끼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했는데도 이후 어떤 해명도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숨어 있는 상태”라고 언급하며 “사람의 무책임함이 어디까지 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본 것 같다”고 밝혔다.
권경애 변호사는 실제로 지난해 6월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만간 징계가 끝나기 때문에 변호사로서 활동 재개가 가능하다. 이 씨는 이 점을 지적하며 “항소는 당연히 할 것이며, 그래도 안 되면 대법원까지도 갈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권경애 변호사의 선고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기본이 전혀 안 된 변호사다. 이러고도 변호사를 하려고 하냐?”, “변호사 자격을 박탈하든지 아니면 영구 제명을 하든지 해라”, “권경애 같은 쓰레기만 아니었어도 소송할 이유가 없었다. 손해배상 액수도 너무 적다.”, “저런 게 변호사라니, 무책임의 끝판왕이다.”, “사실을 숨기지 않고 미리 말만 했어도. 피해자를 몇 번이나 죽이는 거냐?”와 같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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