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불매할게요”…커뮤니티에 퍼진 ‘휴진병원 블랙리스트’
18일 의료계 집단휴진
동네의원 참여율 14.9%
동탄·청주 커뮤니티
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집단휴진’에 대하여 국민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대학병원을 시작으로 동네 의원까지 휴진에 참여하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단휴진 블랙리스트’를 제작해 불매운동의 조짐이 보였다.
일부 의사들은 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은 이해한다면서도 위중한 환자를 저버릴 수 없어 휴진에 참여하지 않기도 했다. 실제 전국 동네 의원 가운데 14.9% 만이 집단 휴진에 참여했다. 이는 지난 2020년 파업 때 첫날 기록한 32.6% 수준에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번 집단휴진에 대해 사전 신고율은 단 4.0%였으며, 대한아동병원협회·대한분만병의원협회·거점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마취통증의학회·화상 등 전문병원 의료진 등은 휴진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하여 의협은 대한전공의협의회와의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에서도 분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18일 집단휴진한 이날 오후 의협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옆 도로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의료 개혁을 규탄하기 위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의협은 이날 5만 명이 ‘의료 농단 저지 의사 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5,000명에서 1만 2,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봤다. 이날 임현택 의협회장은 “독재에 맞서 힘을 모으자”라며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달)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하며 의대 증원 백지화 등에 맞서는 의협의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환자들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한 갑상샘암(갑상선) 환자는 “대학병원에서 18일 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연기 통보를 받았다”라며 “몇 달을 기다린 수술인데 이럴 수가 있냐”라고 호소했다. 중앙일보 등 매체에 따르면 실제 중환자를 보는 빅5 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수술 등이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온라인상에서는 집단휴진에 참여한 병원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휴진 병원 명단을 공유하여 불매 운동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탄의 한 커뮤니티에서는 ‘휴진 병원 리스트 네이버에 동탄 의원검색’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사진과 함께 “네이버에 그냥 동탄 의원 검색하면 휴진한 모든 의원병원 다 나옵니다”라고 말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해당 글에 대해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블랙리스트 만들어주심 적극 공유, 동참하겠다”, “앞으로 절대 가면 안 됩니다. 동탄 시민들 건강가지고 장난친 분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를 본 충북 청주시 한 지역 맘카페에선 “동탄 주민들은 불매운동을 선포했다고 한다”라며 “주민들이 으름장을 놔야 병원도 휴진 못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비급여 병원비 조회 서비스 플랫폼인 ‘아프지마’에서는 ‘18일 휴진병원 리스트(휴업병원 리스트)’를 제작하여 공유했다. 아프지마 측은 “오늘(18일) 휴진하는 병원들이 많아서인지 병원에 갔다가 발걸음을 돌리셨다는 분들이 많습니다”라며 “그래서 6월 18일 서울을 중심으로 휴진하는 병원 리스트를 공유해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지마는 “해당 리스트는 파업하는 병원들을 특정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오늘 휴진하는 병원 리스트입니다”라고 공지했다.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의 피해와 피로도가 가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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