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0건” 시청역 사고의 ‘급발진 주장’ 인정될지 알아보니…
시청역 사고 사상 13명
전문가 추측엔 급발진 아냐
조사 최소 일주일 소요돼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시청역 인근 한 교차로에서 60대 운전자 A 씨가 몰던 차량이 인도를 덮쳐 행인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었다. 이에 대해 A 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급발진 인정 건수는 0건 수준으로 알려져서 화제다.
서울경찰청 등에 따르면 7월의 시작이자 한 주의 시작이었던 지난 1일 오후 시청역 12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참사가 벌어졌다. 제네시스 G80 차량이 과속으로 역주행하여 인도를 지나가던 행인 여러 명과 도로 위에 있던 차들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1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해당 사고로 인해 사망자는 9명 중상 1명(가해 차량 운전자), 경상 3명 등 총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을 방문한 경찰은 가해 운전자의 신병을 확보했으며 가해 운전자는 사고의 원인으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도에 따르면 운전자 A 씨는 경기 안산의 한 여객운송업체 소속의 버스 운전자로 전해지며 사고 직후 갈비뼈에 통증을 호소하여 바로 병원에 이송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운전 중에 숭례문에서 광화문 방향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었는데 오른쪽 방면에서 검은색 제네시스가 갑자기 빠른 속도로 역주행했다”라며 “인도에 있는 사람 여러 명을 치고 나서도 브레이크를 안 밟은 것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고 사거리 방향으로 돌진했다”라고 설명했다.
가해 차량에 동승했던 여성 B 씨는 현장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해당 여성은 가해 운전자의 아내라고 밝히며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차가 여기저기 부딪쳐서 저도 죽는 줄 알았다”라며 “남편은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왼쪽 갈비뼈 부근이 아프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B 씨는 “남편은 음주하지 않았다”라며 “사고 직후 경찰이 바로 측정했으며 남편 직업이 버스 운전사라 매일 운전을 하므로 술은 한 방울도 안 마셨다”라고 말했다. B 씨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는 현재 현역에서 은퇴했으며 시내버스 운행을 맡은 착실한 버스 운전사로 전해진다. 또한 B 씨 역시 해당 사고에 대해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4월 JT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는 총 364건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실제 이중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명확한 기계적 결함이 입증되기 전까지 ‘운전 미숙’에 따른 사고일 뿐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현재 A 씨와 B 씨가 주장하는 ‘급발진’은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하여 이번 시청역 사고에 대해 전문가들은 ‘급발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급발진은 급가속이 이뤄진 후 구조물을 충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라며 “보통 급발진 차들은 차량의 전자장치와 관련한 이상이 발생하여 속도에 오히려 가속이 붙고, 속도가 줄어든다든지 운전자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더하여 염 교수는 “영상을 봤는데 아주 속도를 서서히 낮춰서 정확하게 정지한 장면을 봤다”라며 “(급발진 발생 시) 브레이크가 밟아지지 않아 제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라며 ‘가속이 붙기 때문에 차량과 보행자를 요리조리 피하려다가 어떠한 구조물에 받혀서 속도가 멈추는 상황이 주로 벌어진다”라고 말했다. A 씨의 경우 스스로 제동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급발진 사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염 교수는 “가해 운전자가 주장하는 급발진이었다고 가정한다면 차량이 아마 더 가속하고 나아갔어야 한다”라며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차량이 역주행 진입을 해버려 운전자가 당황하여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서 과속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염 교수에 따르면 급발진 여부 조사에는 최소 일주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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