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5개월차’…위기 직면한 대학병원 수익 처참했다
서울대병원 수입 감소 1위
1년 새 입원 수익 10억 줄어
지방 병원도 수입 저하 전망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여 집단 사직을 제출한 이후 5개월이 흘렀다. 이후 의사협회와 정부의 갈등으로 상황이 변화하면서 실질적으로 대학병원이 입은 피해액이 하루 1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되어서 화제다.
지난 2월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릴 방침을 밝혔고 의료계와 정부 갈등은 여전히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6월 18일 의사 협회는 의료계 집단휴진을 단행하며 국민들의 불안이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집단휴진에 많은 참여를 보였다.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전공의 공백을 비롯해 교수들의 휴진 등 병원 운영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러한 여파로 실제 대학병원의 의료수익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대학병원 재무부서장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4월 두 달간 지난해(2023년) 동기간 대비 의료수익 손실액이 크게 증가했다. 재무부서장협의회는 전국 대학병원 48개를 대상으로 의료수익에 대하여 전년 대비 손실애 현황을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울대병원은 3월~4월 전국 대학병원 중 가장 큰 수익 감소를 기록했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수술 중단을 비롯해 입원도 감소하면서 수익률이 -41.0% 감소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익률이 급감한 이유로는 전공의 사직 여파로 의대 교수들의 업무 과부하를 고려하여 안전한 진료 유지를 위해 예정된 수술 일정을 중단하고 신규 외래환자 접수를 막으며 대처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4월엔 외과, 흉부외과를 비롯해 여러 진료과목 의료진들이 아예 외래 접수 창구를 막으면서 의료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3~4월 기준 서울대병원은 외래 의료수익 24억 1,800만 원, 입원 의료수익 24억 10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외래 의료수익 22억 1,800만 원, 입원 의료수익 14억 2,200만 원을 기록했다. 특히 입원 수익률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금액으로 따지자면 1년 새 입원 수익이 10억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수익 역시 큰 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아산병원의 입원 의료수익은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 반면 외래 의료수익의 경우 -1.6% 감소로 평이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병동을 지킬 이들이 감소하자 입원 환자 수는 줄어들게 되었고 동시에 수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도 같은 기간 전년 대비 각각 -29.5%, -24.5%로 의료수익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그동안 낸 수익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도 “이후 대출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부터 대출로 급여를 주거나 대출 승인이 안 나오는 병원이 경우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뿐만 아니라 지방권 대학병원에서도 눈에 띄게 의료 수입이 감소했다. 특히 대구 지역의 대학병원 누적 손실액이 1,300여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어 지방 의료 붕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영남대병원, 경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의 지난해 기준 전체 의료 수입은 2조 538억 원 규모였다. 월평균 342억 원 수준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반면 올해의 경우 전공의 집단 사퇴 여파로 손실률 20% 수준이 예상돼 월간 약 68억 4,000만 원의 손실이 날 것으로 예측됐다.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으로 환자는 물론 병원까지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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