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희망 직업 1위 ‘교사’라더니…현실은 이렇게 바뀌었다
2023년도 학생 희망 직업
최상위권 교대 기피 현상
교권 추락과 임용 감소
지난해 학생 직업 희망 순위 상위 20 직종을 조사한 결과 중·고등학생의 선호도 1위 직업이 ‘교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과 교육부가 초·중·고 1,200개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원 총 3만 8,3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다.
그러나 학생 희망 직업 조사 결과, ‘교사’가 17년째 중고등학생 직업 선호도 1위로 꼽힌 것과 달리 학생들 사이에서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충격이다.
실제로 2024학년도 대학 정시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와 일부 대학 초등교육과의 합격선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당초 최상위권 교대로 꼽히던 서울교대 합격선도 수능 평균 3등급대로 떨어지며, 학생들이 교사라는 직업을 예전과 같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교권 침해 논란과 학령인구 절벽으로 인한 교사 임용 감소 등이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19일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중 상위 70%의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점수를 분석한 결과, 성적을 공개한 12개 대학 중 5개 대학의 합격선은 평균 4등급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상위권으로 꼽히던 서울교대가 3등급 대 합격선을 보이며 업계에서도 파장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수학, 탐구 과목의 평균 4등급 이하(백분위 평균 77점 미만)인 대학은 진주교대(75.2점), 제주대 초등교육(73.83점), 공주교대(71.42점), 청주교대(70.83점), 대구교대(67.75점)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성적을 공개한 12개의 대학 중 10개의 대학이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위권의 수재들이 모이던 서울교대의 경우 수능 평균 2등급 합격선이 무너지며 3등급(백분위 평균 89점 미만) 대를 기록했으며, 국·수·탐 평균은 87.67점으로 지난해 대비 3점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대구교대의 경우 지난해 국·수·탐 평균 82.50점에서 14.75점이 하락했으며 공주교대는 같은 기간 82.15점에서 10.73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광주교대는 78.17점으로 가까스로 평균 4등급을 면했으나 87.67점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9.50점 하락했다.
전주교대 역시 지난해 합격 점수상으로 볼 때 올해 국·수·탐 평균이 평균 4등급 이하로 추정되며, 앞서 말한 5곳에 전주교대까지 포함하면 수능 4등급 학생이 전국 13개 교대·초등교육과 중 6개 대학을 입학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는 지난해보다 점수가 오른 것으로 확인됐는데, 해당 대학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와 춘천교대다. 전반적으로 교육대학의 합격선이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학생 수 감소로 임용 규모가 줄고 지난해부터 교권 추락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의 교대 진학을 기피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2025학년도 수시에서 수능 최저 기준 미충족 등으로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수시 이월’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업계에서는 교사의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 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퇴직을 결정하는 이들 역시 많아지고 있다. 교대 재학생의 합격선 하락세와 더불어, 재학생이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지난해 3.2%로 조사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교대 합격선이 낮아진다는 결과를 제시한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대 수능 합격선이 4등급까지 하락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상황이고, 모집 정원을 줄인 2025학년도에 우수 학생이 수시나 정시에 지원하는 급반전은 현재로서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상위권 학생의 선호를 높일 수 있는 매우 강도 높은 정책적 대안이 시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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