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억을 바다에 버렸네”…개장도 못하고 사라진다는 낚시공원, 왜?
장자도 해상낚시공원
30억 원 투입 관광시설
어선 계류시설로 전환
최근 전북 군산시가 옥도면 장자도 일원에 32억 원을 투입한 관광시설인 해상낚시 공원을 6년 만에 철거한다고 밝혀 화제다. 이는 군산시가 해당 시설의 철거에 10억 원을 사용한다고 밝히며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장자도의 경우 우럭·노래미 등이 많이 잡혀 어민과 낚시꾼 사이에서 ‘황금어장’으로 불리며, 장자도 낚시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였다. 당초 장자도 해상낚시 공원은 개장 당시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가 컸으나, 시범운영에 나섰던 장자도 주민협의체가 수익 창출 어려움과 안전사고 등의 문제로 중도 포기하며 오랫동안 시설이 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상낚시 공원이 방치되는 동안 일부 시설이 부서지는 등의 일도 발생했다. 이에 지난 4일 군산시는 “장자도 해상낚시공원은 2018년 완공 이후 이용객이 적고 일부 시설이 부서져 오랫동안 운영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도비 8억 원에 시비 2억 원을 보태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어민이 이용할 수 있는 부잔교(303m 길이)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잔교란 부두에 방주(네모진 배)를 연결해 띄워 수면 높이에 따라 위아래로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한 다리를 말한다. 부잔교가 설치될 경우 사람이 타고 내리거나 하역 작업을 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군산시는 “원가 심사와 실시 설계 용역 등을 거쳐 오는 9월 착공, 올해 말 완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당초 장자도 해상낚시공원은 군산시가 고군산 연결도로를 개통하며 해양 레저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고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꾀하기 위해 옥도면 장자도 일원에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국가 공모로 사업비 32억 원을 확보해 지난 2018년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비는 국비가 80%, 도비 10%, 시비 10% 수준으로 확인됐다. 장자도 해상낚시 공원의 경우 마을 방파제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160m 길이의 낚시터, 장자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장 초기 장자도 주민 협의체가 공원 운영을 맡았으나 이용객이 드물어 적자에 시달리다 약 8개월 만에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장자도 주민 협의체가 적자에 시달린 이유는 해당 공원을 이용하려면 자릿세와 낚싯대 대여 비용 등을 내야 해 낚시꾼 대부분이 낚시공원이 아닌 낚시가 금지된 방파제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런 상황에 군산시는 빠르게 공원 운영을 맡길 위탁업체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업을 맡겠다는 위탁업체가 나타나지 않자, 공원을 방치할 수밖에 없던 상황으로 판단된다.
장자도 해양 공원은 위탁업체를 찾는 사이 공원 시설물의 일부가 녹이 슬고, 물이 들어오면 뜬 부교 기둥이 갈래기 배설물로 뒤덮이는 등 주변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태풍과 파도에 공원 내 다리 형태 구조물이 파손돼 안전사고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등 사업의 실효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인근 장자도 주민들은 공원이 장기간 흉물로 방치되면서 외려 지역 발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 측은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 면밀한 사전 준비 없이 대규모 시설을 짓는 데만 급급해 수십억 원 예산을 낭비했다”고 비판에 나섰다.
이런 여론에 군산시는 지난 2020년 공원 철거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국비가 투입된 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조금 관리에 대한 법률 시행령 등에 막혀 시설물 철거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군산시는 장자도 해양 공원의 철거를 위해 전북특별자치도와 협의해 추경 예산을 확보하고 시설물 철거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해당 시설을, 배를 안정적으로 댈 수 있는 부잔교로 탈바꿈해 인근 어민들에게 실용적으로 쓰일 소형 어선 계류시설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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