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한다” 작심하고 폭로한 내부자 박주호, 심각한 상황 놓였다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37)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폭로를 한 가운데, 고소 당할 위기에 처했다.
9일 스포츠서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KFA는 발언의 진위를 떠나 비밀유지협약을 위반한 박주호를 상대로 법적 조처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호는 지난 8일 오후 개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영상에서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직을 내려놓고 지난 5개월 간의 과정을 폭로했다. 공개 21시간 만에 조회 수 150만을 돌파했다.
영상에서 박주호는 내부에서 국내 감독을 사실상 내정한 듯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고백했다. 의사소통 과정에서 소통이 아닌 투표로 결정된 일이 있음도 폭로했다.
박주호는“어떻게 보면 빌드업이다. 회의 시작 전부터 ‘국내 감독이 낫지 않느냐’는 대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주호야, 그게 다가 아니야. 넌 지도자를 안 해 봤잖아”라며 박주호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묵살한 위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결정 과정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임시 감독을 뽑을 때 무작정 투표하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각자 그 이유를 설명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했는데도 결국은 투표처럼 됐다. 심지어 내부에서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이 임시 감독이 되려는 이도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방송 촬영은 7일 오후 진행됐는데, 그 사이 KFA에서 홍명보 감독 내정을 발표했다. 실시간으로 접한 내부자 박주호는 “정말 몰랐다”며 당황해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님이 안 한다고 계속 이야기했기에, 나도 아닌 줄 알았다. 내부에 국내 감독을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홍명보 감독이 높은 순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결정은 협회에서 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앞으로도 필요가 없다. 5개월 동안 무얼 했나 싶다. 허무하다”고 말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 선임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기존 전력강화위원회를 존중했고, 줌 미팅을 통해 참석한 5명에게 동의를 받았다”면서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 다만 다시 위원회를 소집하면 외부나 언론에 내용이 새어나가는 게 두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주호의 폭로가 사실일 경우,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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