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되려고 꾹 참았는데…2년 인턴 했더니 짤렸습니다”
객실 승무원 인턴 기간
대한항공 최대 2년
정규직보다 급여 낮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항공업계는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여파로 오랜 기간 승무원을 준비한 이들은 긴 인턴 기간을 버텼음에도 결국 정규직 전환이 불발되는 등의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늘의 꽃’이라 불리는 항공사 승무원은 많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손꼽힌다. 여자 군대라는 푸념이 발생할 정도로 엄격한 승무원 내 서열문화를 비롯해 앞서 논란이 되기도 했던 대형 항공사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도 여전히 승무원 채용 경쟁률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항공업계에 뛰어든 신생기업 저비용항공사 에어프레미아 객실 승무원 채용 서류전형에 경쟁률이 100대 1을 기록하기도 하면서 높은 인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승무원은 타 직종에 비해 높은 임금의 장점과 좋은 복지 제공 등이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와 같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채용이 결정된다고 하여 바로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다.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승무원 역시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인턴 과정이 길게는 2년까지 적용된다고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앞서 인턴 승무원의 경우 근무 중 부당한 상황에 놓이더라도 정규직 전환 등의 이유로 불만을 제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승무원 인턴제도는 오랜 기간 논란이 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지난 2017년도부터 길게 책정된 승무원 인턴 기간을 두고 논란의 불씨가 지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2018년 청와대 국민 동의 청원에 전직 대한항공 승무원이라고 밝힌 청원자가 ‘대한항공의 불법적인 노동력 착취와 인권침해를 신고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청원자는 본인의 경우 2년의 인턴 승무원으로 근무한 후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년이란 인턴 기간 근무하고 해고된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다’라며 긴 인턴 기간에 대한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대한항공의 경우 여전히 24개월을 기준으로 인턴직을 채용한다. 지원 자격으로는 ‘해외여행에 결격사유가 없고 병역필 또는 면제자’, ‘교정시력 1.0 이상인 자’ 등을 비롯해 공인 영어 성적이 필요하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은 12개월의 인턴 기간을 거친 후 소정의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이례적으로 이스타항공은 8개월이라는 인턴 기간을 두고 있다.
인턴사원은 법률상 기간제 근로자로 구분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업은 2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 후 고용할 수 있다. 다만 일반 기업의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인턴 제도를 운용하는 반면 항공사 승무원 인턴 기간은 긴 편에 속한다.
또한 인턴직 승무원의 경우 정규직 승무원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국내 항공사의 경우 정규직은 4,000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지만, 인턴의 경우 3,000만 원 수준의 임금이 제공된다.
하지만 현재 항공업계엔 인턴 기간이 불문율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합 업계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장기간 인턴을 두는 것은 국내 항공사만의 특이한 문화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항공사 측은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대부분의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 청원을 올린 승무원의 경우처럼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인턴 승무원들에게는 가혹한 현실이 기다리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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