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올랐다는 ‘9급 공무원’들의 현실 연봉은 ‘이 정도’였다
9급 1호봉 연봉 인상
평균 연봉 인상보다 높아
세전 222만 2,000원 수준
지난 6일 전국 각지에서 모인 공무원들이 서울 도심에서 청년 공무원들의 공직 이탈을 막기 위해 공무원 임금과 각종 수당을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공무원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민주우체국 본부, 교육청 노동조합연맹,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가 참여했다.
공무원 노조는 “생활물가가 지속해 오르고 있지만 공무원은 낮은 임금 인상률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공직사회의 미래인 청년 공무원들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 탓에 공직을 떠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망의 직업이었던 공무원·교원은 낮은 임금, 악성 민원,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이제는 생존을 얘기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고 밝히며 “‘공무원은 철밥통’이라지만, 막상 밥통엔 밥이 없어 아르바이트나 투잡이라도 하게 해달라는 청년 공무원들의 요구가 나온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는 기획재정부는 공무원보수위원회(위원회)의 결정마저도 무력화하고 공공부문의 예산을 삭감해 행정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문기구에 불과한 현재의 위원회를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가진 기구로 바꾸고,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이 예산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집회에서 밝힌 공무원 노조들의 요구 사항은 공무원 임금 기본급 31만 3,000원 정액 인상, 하위직 정근수당 인상, 점심값 1만 원을 위한 정액 급식비 8만 원 인상, 직급 보조비 3만 원 인상 등이다. 집회에 참여한 공무원 노조들은 이런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공직사회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출발점은 올해 위원회에서 노동조합의 핵심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실제 가장 직급이 낮은 9급 공무원의 연봉 수준은 어떨까?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초임) 공무원의 월평균 급여액은 민간 최저임금보다 16만 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매달 본봉 187만 7,000원, 직급 보조비 17만 5,000원, 정액 급식비 14만 원, 정근수당 가산금 3만 원을 더해 세전 222만 2,000원 정도를 지급받는 것이다. 여기서 세금을 제할 경우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줄어든 수준일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최저시급이 9,860원임을 미루어보아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의 월급 206만 740원보다 16만 1,260원 많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특히 세금을 제할 경우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줄어들기 때문에 실제 격차는 조금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9급 공무원의 초과근무가 한 달에 최대 10시간까지 가능한데, 초과근무 시간당 수당 단가는 9,414원으로 최저시급보다 낮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앞서 인사혁신처가 9급 1호봉의 연봉을 지난해 대비 6% 넘게 오른 3,010만 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월평균 251만 원 수준으로 역대 처음으로 9급 공무원의 연봉이 3,000만 원을 넘긴 것이다.
해당 연봉 수준은 공무원이 월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초과근무 수당과 연 2회 지급받는 명절 휴가비까지 합산한 수치로, 전체 공무원 보수 평균 인상률인 2.5%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해당 보수가 최저시급에 견줄 만큼 낮은 수준이라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9급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갈수록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터무니없이 적은 임금과 더불어 처우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면서 공무원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9급 공채 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9급 공무원 공채 시험의 경쟁률은 지난 2016년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또한, 시험을 뚫고 공채에 합격한 공무원들 사이에서 낮은 연봉, 경직된 조직문화, 악성 민원 등의 이유로 이직을 선택하는 공무원 역시 늘어나며 해당 문제에 대한 개선점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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