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통 터지네요…병원 갔더니 의료진에게 ‘뚝배기’ 조롱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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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2

응급방문 환자 조롱 논란
‘뚝배기 어디 갔냐?’ 발언
해당 병원 공식 사과문 게시

“분통 터지네요…병원 갔더니 의료진에게 ‘뚝배기’ 조롱당했습니다” — 출처 : 뉴스 1

최근 경남 소재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머리를 크게 다쳐 응급실을 찾으려 했던 환자를 일부 의료진들이 ‘뚝배기’라고 칭하며 조롱한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경남도민일보는 이런 사실을 보도했다.

경남도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자전거를 타다가 머리 상처를 입은 환자 부모가 지난 7일 오후 10시10분께 경남 창원시 소재의 한 병원에 응급환자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자의 부모는 대기시간이 2시간 이상 걸린다고 안내를 받고 아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응급실 의료진들은 병원을 찾은 다른 환자와 보호자들이 있는데도 큰소리로 머리에 상처를 입은 환자를 지칭해 ‘뚝배기’라고 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의료진들의 조롱을 목격한 이들은 일부 의료진이 환자를 지칭하며 “뚝배기 어디 갔냐?”, “뚝배기 안 온대”라는 표현을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옮겨간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병원 간 거 같더라”라며 조롱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이송을 택했기 때문에 환자의 부모는 의료진들의 대화를 직접 듣진 못했으나, 같은 날 병원을 찾은 다른 환자 가족이 관련 이야기를 인터넷 카페에 올리며 해당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게시된 글에는 “소곤소곤 이야기한 게 아니라 큰소리로 환자들이랑 보호자들이 다 들리는 수준으로 이야기했다. 자기들끼리 키득키득하고 사적인 이야기를 크게 대화하는 게 듣기 거북했다.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상황이고 다 심각한 상황인데 큰소리로 사담 나눠 받고 장난치고 ‘뚝배기’라는 단어를 남발하면서 쓰는 게 정상인지 모르겠다. 이런 병원에서 다시는 치료 받고 싶지 않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런 논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자 해당 병원 측은 지난 8일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문을 게시만 의료법인 합포의료재단 박재균 이사장은 “본원에서 응급실 직원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지금까지 병원을 찾아주신 모든 고객님께 깊은 사과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한다”고 밝히며 “저희 병원을 믿고 찾아주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사과문은 홈페이지 주요 공지 사항으로 올라왔으나, 현재는 주요 공지 사항에서 내려간 상태로 보인다. 이어 사과문에는 병원 측이 즉각적인 조처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는 해당 직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 전 직원 대상의 재교육 실시, 병원 내 윤리 기준과 행동 지침 강화 등이었다.

이어 논란이 된 병원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분을 만나 뵙고 직접 사과를 드렸고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주셨다”고 말하며 “문제가 된 의료진 2명에 대해서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내부 규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병원 내부에서도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인성교육 및 CS 교육 등을 편성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과문을 내린 이유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사건이 이슈화되는 걸 원치 않아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논란이 된 일부 의료진의 발언을 들은 네티즌들은 “에라이, 생각 없는 인간들아”, “의사들 이미지는 쟤네가 다 망쳤다.”, “내가 환자 부모였으면 분통 터진다”, “인성에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천벌을 받는다”와 같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의료진 사이의 은어가 아니냐. 이 정도로 사과문을 올리는 게 맞나?”, “저 사람들끼리는 알기 쉽게 붙인 은어일 수 있다”와 같이 이들을 옹호하는 반응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의료진 사이의 은어라고 하더라도 다른 환자들이 듣지 못하게 말하거나, 큰 소리로 환자 앞에서 떠들 필요는 없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