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딸들의 전쟁’이라 불리며 경쟁 벌였던 사업, 지금은?
재벌가 면세사업 전쟁
인천공항 사업권 경쟁
지난해 매출 1위 롯데
‘재벌가 딸들의 전쟁’으로 불리는 면세사업이 최근 매출이 한풀 꺾이면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끊기자, 즉각적인 매출 감소가 보였다. 더하여 최근 국내 면세업계의 주요 고객층인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내수 부진 등으로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여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3대 면세점으로 불리는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은 모두 재벌가 딸이 운영했다. 신라 면세점은 삼성가의 이부진 사장이, 신세계면세점은 정유경 전 사장이 이끌다 현재는 유신열 대표이사가 수장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롯데 면세점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과거 사장직을 맡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은 확실한 수익 보장으로 ‘블루오션’으로 불렸다. 하지만 전 세계를 덮친 전염병으로 지난 2020년 인천공항 면세점은 전구역 유찰이 발생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잠시 잃기도 했다.
최근 여행 수요가 다시금 증가하고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지난해(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입점 후보가 결정됐다. 다수의 업체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 대전’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승기를 잡은 곳은 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이 구역별 복수 사업자로 선정됐다. 국내 면세업계 1위 롯데 면세점과 세계 면세점 매출액 1위 중국 국영면세점그룹 CDFG가 떨어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해당 두 기업은 신라·신세계 면세점보다 최대 20%가량 낮은 입찰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변화한 임대료 체계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존 데이터가 전무한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갖는 상징성과 향후 10년간의 사업 전망 등에 대한 평가가 갈렸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변정우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명예교수는 “사드로 인해서 중국이 단체 관광객 못 들어오게 하는 사건도 있었고 또 최근에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등을 겪어왔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어느 정도 대처들은 생각하고 접근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06년 신라면세점, 2018년 롯데면세점은 과도한 임대료에 대한 부담으로 면세 사업권을 자진 반납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1~11월 롯데면세점이 국내 면세점 점포별 매출 규모에서 2조 7,58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1위를 기록했다. 더하여 같은 기간 그룹사별 매출 또한 롯데면세점은 3조 8,900억 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하면서 시내면세점 매출을 늘리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엔 따이궁(보따리상) 유치에 집중했고, 하반기엔 빠르게 변하는 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개별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역량을 키웠다.
이어 그룹사별 매출액 부문에서 신세계면세점이 매출 2조 8,558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신라면세점(2조 6,639억 원)과 현대백화점면세점(1조 6,639억 원) 등 매출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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