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돈 물고 다닌다’던 경상남도 동네…기업 사라지니 지금은?
통영시 조선 사업
키코 사태 HSG 성동조선
지역 경제 타격 공실 증가
16년 전 ‘개도 돈 물고 다닌다’는 소리가 돌 정도로 부유했던 경남 통영시는 ‘키코(KIKO) 사태’로 인해 많은 수출 중소기업을 잃게 됐다. 그중 통영을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조선업을 다루는 기업 중 ‘성동 조선해양’은 키코 사태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통영의 조선소가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조선업 불황과 과잉 시설투자, 저가 수주 등이 많은 중형 조선소를 위기로 내몬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2008년 키코 사태가 터지며 통영을 지탱해 온 산업인 조선업을 주축으로 두는 SPP조선, 성동조선해양, 신아SB, 삼호조선, 21세기조선, 가야중공업 등 상당히 많은 기업이 망했다.
다만,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2020년 HSG중공업에 인수되어 HSG성동조선으로 겨우 유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영 경제를 지탱하고 있던 조선소가 하나둘 무너지자, 통영 전체는 함께 휘청거리게 됐다. 당시 통영 조선소와 협력사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약 2만 명이었는데, 조선업의 몰락과 함께 일자리를 잃고 도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통영이 전국 최고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하는 것은 조선업의 몰락이 그 배경에 있다고 꼽히기도 한다.
이같이 조선소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지역을 떠나게 되자 거리마저 한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성기 시절 9,000여 명에 달했던 성동조선해양의 근로자 수가 250여 명으로 줄면서 일자리가 없는 지역을 떠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상권 역시 악화했다.
음식점, 마트, 편의점, 병원 등 업종을 불문하고 폐업률은 높아졌으며, 성동조선 앞 상가단지의 침체는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세입자가 한 곳도 없는 빌딩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으며 임대 문의 현수막은 10번에 5번 골로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지역 주민들은 무너지는 경제를 정부에서 살펴줘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영의 경제기반인 조선산업이 몰락하며 발생한 경기 불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로 통계청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통영의 조선산업이 무너지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인구 14만 명을 자랑하던 통영의 2024년 4월 기준 인구 수는 11만 9,591명으로 파악됐다.
한때 통영 조선업 부흥의 대표 주자였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20년 블록 제작 기업 HSG 중공업과 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2,000억 원에 인수해 현재 HSG성동조선으로 거듭났다. 다만, 이에 따라 성동조선 해양은 한국 조선업의 몰락을 상징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선박 사업으로 근근이 버티던 HSG 성동조선은 최근 설비 제작 수주를 줄줄이 따내며 이전의 명성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에 따라 통영시의 경제도 함께 부활할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16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키코 사태가 통영에 남긴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통영시는 조선업 기반의 지역경제에서 최근 문화 예술의 도시로 인한 탈바꿈을 꿈꾸고 있다. 국제 음악제, 통영 예술제 등을 열어서 지역 관광사업을 활성화해 방문객을 늘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돕는 방안은 물론 옛 조선소를 문화공간으로 바꿔 통영의 역사와 현재를 함께 공존하는 전시도 마련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아 조선소 부지 5만 평 일대를 대규모의 문화시설 단지로 재생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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