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차기 회장으로 불리는 ‘이 사람’,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방산·친환경에너지·항공우주 총괄
그룹 인적 분할하며 힘 실어주기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현장 경영 활동을 펼쳤다. 이 자리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동행해 재계에선 김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보았다. 앞서 그룹은 인적 분할을 단행하며 승계 구도를 명확히 했다.
지난 4월 한화는 ‘계열사 간 스몰딜’ 추진을 발표했다. 한화의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은 한화오션이 양수하고, 한화 모멘텀부문은 물적 분할해 태양광 장비 사업은 한화솔루션이 인수한다.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의 양도가액은 4,025억 원, 태양광 장비 사업은 370억 원으로 책정했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이 현재 김동관 부회장이 쥔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넘어간 것이다.
한화는 “그룹 내 혼재된 사업을 주력 계열사에 통합해 각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라 설명했지만, 김동관 부회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실제로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친환경에너지·항공우주 등 그룹 내 주력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 사업들은 한화의 캐시카우이기도 하다. 지난해 방산 수출 효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매출이 33% 늘고 영업이익이 76% 증가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LNG 운반선 12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을 계약해 32억 7,000만 달러 상당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김동관 부회장의 보수도 회장급이다. 지난달 발표된 한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91억 9,900만 원으로 전년(75억 1,100만 원)보다 약 17억 원 늘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약 108억 원을 받았다.
한화그룹은 당장 받는 현금 보상이 아닌 최대 ’10년 후’ 주식으로 보상받는 제도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적용 중인데, 이에 따라 김 부회장은 한화 16만 6,004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만 5,002주, 한화솔루션 9만 6,202주도 받았다.
재계는 향후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승계를 위해선 지분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화의 최대 주주는 22.7%를 보유한 김승연 회장으로 김 부회장이 직접 보유한 지분은 4.4%에 불과하다.
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은 9.7%다. 아무리 주력 사업을 가져가고 높은 보수를 받는다 해도, 추가적인 지분 확보 움직임이 없으면 승계는 갈수록 뒤로 밀린다는 분석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최근 ‘뉴비전 타운홀’ 행사를 열고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국가대표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은 물론 자유세계를 수호하는 책임과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대한민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한화그룹을 함께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편 김동관 부회장은 2010년 한화그룹에 차장 직급으로 입사했다. 이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태양광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2015년 12월 한화큐셀 전무로 승진한 뒤에는 한화큐셀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한화큐셀의 2016년 매출은 24억 2,660만 달러(약 2조 7,214억 원)로 2015년 매출 18억 80만 달러보다 34.8% 증가했다.
2022년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과 함께 한화 및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계열사를, 막내인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호텔·로봇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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