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은퇴 후 출퇴근한다는 직장, 여깁니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장혜진·심권호 근무해
소속 운동선수→일반사원

2024 파리올림픽에서 ‘주몽의 후예’로 불리며 한국 양궁 선수들이 화려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해설진까지 화제가 되는데, 그중 전 국가대표이자 MBC 해설위원인 장혜진이 큰 주목을 받는다. 그 이유는 장혜진이 많은 취준생들에게 꿈의 기업으로 불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차장으로 근무하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였던 그가 일반 사무직에 근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2016 리우올림픽 2관왕에 오른 장혜진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근무하며 양궁 선수 생활을 정리하고 제2의 인생을 꾸려가고 있다.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장혜진은 지난 4월 1일부터 LH 서울지역본부 도심 정비계획팀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장혜진이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일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지난 2010년 ‘LH 양궁팀’으로 들어와 공사에 입사했기 때문이다. 장혜진은 2022년 8월까지 양궁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출산과 육아휴직 이후 지난 4월부터 공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혜진은 LH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동, 밥, 숙소를 반복하던 선수 시절에는 일반 직장인들처럼 사무실에서 일하는 게 로망이었다”라며 “공사의 직장인이 된 이후 점심때 동료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산책하는 게 너무 행복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망을 잠시 이루는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다 똑같더라”라며 K-직장인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장혜진은 선수 생활과 직장인 생활의 차이에 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국제대회에 나갈 때는 애국심을 비롯해 개인의 명예를 목표로 운동했다”라며 “현업에 와서 차장으로 일할 때는 애국심보다는 애사심이 더 생겨 ‘회사를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더하여 장혜진은 동료들에게도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동료들은 장혜진에 대해 “다정하고 주변을 잘 보살피는 차장이다.”, “같이 있으면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 “회식 때 체력이 강하고 보통 사람과는 에너지가 다르다.”, “한곳을 응시하는 스포츠를 해서 그런지 업무할 때 눈이 반짝인다.” 등의 평가를 했다.

한편 양궁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업계의 ‘스타’ 역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 주인공은 한국 레슬링계의 전설로 불리는 전 국가대표선수 심권호다.

레슬링 선수인 심권호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부장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운동선수인 그가 팀장 격인 부장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공사에는 자사 소속 운동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포상으로 승진을 시켜주는 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권호는 이 제도를 통해 올림픽에서 여러 메달을 딴 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부장까지 승진하게 된 것이다.

심권호는 지난 2009년 레슬링 선수 생활을 은퇴한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일반 사원으로 전환되면서 실제 LH 사회공헌팀의 부장이 되었다. 당시 그는 부장으로서 사회공헌 업무를 수행했으며, 그 뒤 보상팀에서도 근무하여 담당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9년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를 결정한 심권호는 지난해 17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으며 약 10년 만에 지도자로 복귀했다.

한편 심권호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근무할 당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대중에 인기를 얻어 부와 명예를 떨치며 잘나가던 선수 중 일부가 오래 지나지 않아 잘못된 길에 빠지는 걸 봤다”라며 “안정된 직업을 갖고 편안함 속에 성실히 근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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