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아깝다”…1,100억 투입해 만든 보행로 현재 모습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
서울시 1,109억 원 투입
누수·방치 문제 발생해
서울시가 1,100억 원대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공중 보행로가 현재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실패작으로 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평일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보행로를 이용하는 시민이 없었다.
해당 보행로는 서울 종로구 소재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때 1,109억 원을 들여 세워진 곳이다. 하지만 콘크리트 구조물 누수 문제 등으로 인근 상인이 불편을 겪었으며, 이에 따라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등 보행로를 두고 서울시와 상인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상가 공중 보행로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1년간 하루 평균 통행량이 2017년 사업 추진 당시 예측치의 5~17%로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일 퇴근길에 이곳 공중 보행로를 다니는 사람은 한 시간 동안 약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구간은 청계·대림상가 3층 일대로 1.4㎞ 길이의 공중 보행로 중 상권이 그나마 발달한 곳인데도, 이동하는 사람이 적은 것이다. 같은 시간 이곳에서 영업 중인 가게를 이용하는 고객이 5팀 정도로 적었다. 통행자가 적어 가게를 이용하는 손님 역시 적은 것이다.
청계·대림상가 보행교는 ‘호랑이 카페’ ‘이멜다 분식’ 등 소문난 맛집이 자리 잡고 있어 하루 평균 약 3,000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진양상가 쪽으로 갈수록 통행량이 대폭 감소해 하루 평균 약 1,000명 아래로 뚝 떨어졌다.
상가와 연계되지 않은 삼풍상가·PJ 호텔 구간은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해당 구간의 통행량은 하루 평균 800~900명으로 이는 계획 수립 당시의 예측치의 약 6% 수준으로 나타났다.
더하여 이곳 보행로는 누수 문제로 인근 상인의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15년째 이곳에서 음향기기 판매점을 운영한 상인 A 씨는 “2층 보행 시설에서 물이 뚝뚝 샌다”라며 누수 문제를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B 씨 역시 “공사 당시 시설물에 방수액을 칠해 달라고 상인들이 서울시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라며 ”하지만 서울시는 하단부에 대충 작업하고 만 것으로 안다”라며 서울시의 대처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 등으로 세운~청계·대림상가 보행로 데크 옆 난간 쪽에 세워진 청년 창업 공간 ‘큐브’ 역시 공실이거나 입주한 기업이 있어도 불이 꺼져있는 등 사실상 휴·폐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 총 36개소 중 26개소는 입주 중이며 나머지는 창고로 이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년 공간 ‘큐브’에 입주한 C 씨는 “여기에 운영하는 협업센터가 저희가 입주하자마자 나갔다”라며 “지원은 아예 없고, 화장실도 없다”라며 호소했다. 1,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공중 보행로는 방치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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