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허가도 안 받고 기공식부터 열었다는 도시의 황당한 해명

대구시, 금호강 일대 사업
‘하천점용 허가’ 못 받아
“허가 없이도 행사 가능” 해명

대구시가 추진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이 일부 시민단체에 비난받고 있다. 해당 사업이 공사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았음에도 기공식부터 열면서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더하여 대구시가 “허가 이전에도 시공식은 할 수 있다”라는 해명을 내놔 네티즌들 사이에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7월) 29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구시가 하천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에 대한 기공식을 연 대구시의 행정에 강하게 비판했다.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이란 금호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총 300억 원을 투입하여 금호강 일대에 428m 길이의 관광 보행교를 비롯해 전망대·경관조명·낙하분수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는 문화 공간 및 미술관으로 운영되는 ‘디아크’와 주변에 자리 잡고 있는 화원유원지, 달성습지 등 문화관광자원과 연계하여 새로운 대구시의 랜드마크를 만들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행정 절차적 문제로 일부 환경단체들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강행하는 시를 겨냥해 비판에 나서는 상황이다. 이들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는 대구시가 인허가를 받지 않은 채 기공식을 열어 시민을 우롱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대구시가 해당 사업과 관련하여 하천공사를 진행할 때 가장 기본이라고 꼽히는 하천점용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기공식이라는 ‘쇼’를 벌이며 대구시민을 우롱했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은 “사업이 아무리 급해도 허가도 완결시켜 놓지 않고 언론보도부터 벌이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대구시는) 시민과 언론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과 다름이 없으며, 이는 홍준표 대구 시장이 시민에게 즉시 사과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지난달 2일 대구시가 기공식을 열고난 이후인 지난달 16일 대구시 도시건설본부가 주무 부서인 금호강개발과와 낙동강유역환경청과 사업 지역인 대구 달성군에 ‘하천점용 허가를 빨리 받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구했다고 알렸다. 해당 문서의 제목은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에 따른 금호강 하천점용 허가 조속한 조치 요청’이라고 적혀있었으며, 이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기공식을 연 것을 입증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는 “기공식은 하천점용 허가 이전에도 열 수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사업의 성격을 나타내는 일종의 ‘퍼포먼스’일 뿐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를 본 네티즌들은 “행정 처리가 자기 마음대로다”, “혈세 낭비를 못 해서 안달이다”, “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게 해명인가” 등의 반응을 남겼다.

또한 대구시는 지난 5월 28일에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금호강 공사 구간에 대한 하천점용 허가를 신청하여 지난달 초 허가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여 기공식 일정을 잡았지만, 지난 6월 말 담당자의 인사이동으로 일정이 미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원중근 대구시 금호강개발과장은 “당초 하천점용 허가 없이도 기공식을 개최하려고 계획했다”라며 “실제 공사는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오는 9월 중순쯤에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월 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3건의 공사를 시작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투입되는 재원은 오는 2026년까지 국비 405억 원 등을 포함해 약 81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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